은행 임직원 1년새 4517명 감소, 점포 200개 사라져
우리·농협 등 희망퇴직 실시…은행권 확산할지 주목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세…'몸집줄이기' 행보 가속화

▲ 은행권의 임금피크제에 따른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 등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 연말에도 희망퇴직 등을 통한 대규모 인력감축의 칼바람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연말 인사철을 앞둔 은행권에 감원 한파가 몰아칠지 주목되고 있다. 올해 은행들은 가계대출 확대와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지만, 임금피크제에 따른 희망퇴직이 정례화 수순을 밟으면서 올 연말에도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18개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11만1402명으로 1년 전(11만5919명)과 비교해 4517명(3.9%) 줄었다. 올해 4월에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임직원수(242명)는 포함됐지만 7월 말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2만8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올해 6월 말 1만7048명으로 2960명이 줄었고, KEB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1만4994명에서 1만3735명으로 1259명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292명(1만4980명→1만4688명), 농협은행은 210명(1만3841명→1만3631명), 신한은행은 135명(1만4003명→1만3868명)이 퇴직하는 등 5대 은행에서만 1년 새 4856명이 회사를 떠났다.

은행권의 인력 감축의 키워드는 희망퇴직이다. 시중은행들은 고질적인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노사간 합의를 통해 매년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도 희망퇴직 등을 통한 몸집줄이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대상자 3000여명 중 1000여명이 지원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전직 지원제도를 시행한 뒤 가장 많은 규모로, 희망퇴직을 통해 800명 가량이 9월 퇴사했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전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농협은행은 금융위기 이후부터 거의 매년 연말께 명예퇴직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41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국민·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 않았지만, 예년과 같이 내년 1월경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들은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대신 돈 안 되는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를 줄이고 있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6월 말 7204개에서 올 6월 말 7004개로 1년 만에 200개가 사라졌고, 자동화기기 수도 5만74개에서 4만6731개로 3343개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서운 감원 칼바람을 매년 맞은 은행권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추가 감원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은행거래의 95%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업무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할 수록 은행권의 인력감축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