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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최흥식 금감원장, 경박스런 언행 자제해야
세계적 암호화폐 거래 막는다고 막아지나…미‧일처럼 제도권 끌어들여야
2018년 01월 10일 (수) 17:52:45 김두윤 기자 one@smedaily.co.kr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을 스타덤에 올린 ‘국민과의 내기’의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자 최 원장은 그 폐해를 경고하면서 곧 버블이 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내기를 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는 일파만파 되면서 급기야 ‘국민을 상대로 내기를 제안하는 투기꾼 금융감독원장 최흥식의 해임을 촉구합니다’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다.

당시 최 원장의 발언은 이후 곧바로 나왔던 정부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규제책을 염두한 발언으로 보인다. 증시로 따지자면 미공개내부정보를 먼저 유출을 한 격이지만 그 만큼 국민에 대한 그의 걱정이 앞선데 따른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내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본질이 왜곡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최 원장의 내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책 이후에도 비트코인이 여전히 붕괴로 보기 힘든 견조한 흐름를 이어가고 있어 최 회장의 패배로 판이 기우는 양상이지만 최 원장 역시 잇따라 규제책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과 금감원장의 질 수 없는 운명의 한판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그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상화폐 투자를 위한 해외 송금 금지, 암호화폐 규제, 외국인 국내 거래소 이용 전면 제한 등의 규제를 시행했다. 거래 세계 3위인 한국 시장이 한순간에 고립되고 수요는 더욱 늘어나면서 소위 '김치 프리미엄'으로 통하는 거품이 더욱 커졌다. 정부가 ‘김프’를 오히려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향후 김프가 꺼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시중은행을 압박하는 듯한 금융당국의 태도도 논란이다. 잇단 대책에도 투자 열기가 식지 않자 최 원장은 거래소의 현금유입 통로인 시중은행들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가상계좌 현장 점검에서 위법사항 적발 시 초고강도 제재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를 두고 금융권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불법에 대한 처벌은 마땅하지만 마치 시중은행 전체가 불법을 방조하는 곳처럼 보이게 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관련 법 제도가 없어 규제가 여의치 않는데도 애먼 은행들만 옥죄고 있다는 불만이다. 과거 위에서 찍어누르면 민간에서 '알아서 기는 식'의 관치금융은 더 이상 재현되지 말아야할 금융적폐중 하나다.

만약 최 원장이 내기에서 최종적으로 진다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이는 국가 금융정책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의 한마디가 사실상 정부를 위험한 ‘도박판’ 위에 올린 셈이다.

정부의 근본적인 고민은 세금이다. 이미 암호화폐만큼 리스크가 큰 선물옵션 시장이 일반투자자들에게 열려있고 사행성 논란이 거센 경마나 카지노는 정부가 운영하고 있다. 몇 명이나 잿팟을 터트렸는지는 알 순 없지만 투자 활성화로 정부는 알토란같은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얼마를 벌든 내야할 세금이 없다. 암호화폐가 '탈중앙화'라는 대의를 가질지는 몰라도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심화된 부의 양극화 해소와 재화의 재분배 측면에서 세금없는 부의 축적은 명분을 얻기 힘들다.

불법 자금세탁이나 시세조종 등 범죄행위는 절대 용납돼선 안된다. 하지만 연구와 준비 없는 섣부른 규제는 오히려 역효과만 키울 수 있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을 막는다고 공매도가 득실대고 기관, 외국인만 재미를 보는 국내 증시로 돌아갈 개미들이 얼마나 될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도권으로 암호화폐를 끌어들이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필요한 규제는 불법과 편법,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해답은 암호화폐 시장 양성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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