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등 주요 보직 현대차 출신 '싹쓸이"..."관리는 현대차, 생산은 현대건설" 자조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최근 단행된 현대건설 인사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조직·자금·인력·구매를 관장하는 조직의 수장 모두가 현대차그룹 인사들로 채워졌고 기술 분야에서도 상당수 현대엔지니어링 출신이 핵심파트에 포진하면서 현대건설 출신이 '서자'로 전락한 탓이다.

현대차 출신 중 가장 핵심인사는 박동욱 신임사장이다. 박 사장은 1988년 입사와 동시에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에서 시작해 현대그룹 분리 후에는 현대차 그룹 재무 관련 업무를 맡아오다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 당시 인수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인수 후 현대건설에서 지금껏 7년째 CFO로서 회사의 재무업무를 총괄해 온 현대차그룹의 재무통이다.

현대건설 70년 역사에 처음으로 현대건설 출신이 아닌 재무전문가가 사장이 된 것이다.

현재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백경기 부사장도 현대차 전무출신이다. 경영지원은 회사의 총무 인사 등 조직과 인력 관련 업무를 책임진다. 구매본부장 서상훈 부사장도 현대차 출신으로 현대차에서 이사까지 근무하다 현대건설 인수와 함께 자리를 옮겨왔다.

전력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변동언 부사장은 1년 8개월 전에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자리를 옮겨왔다. 그리고 지난해 말 현대차에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 한 후 현대건설로 전입해온 이석장 전무가 기획실장 자리를 맡았다. 이 전무는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당시 실무팀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 현대차 출신으로 감사실장 곽병해 상무, PRM실장 류철희 상무, 외주실장 황준하 상무, 홍보실장 한성호 상무, 재무관리실장 김광평 상무, 회계관리실장 강명찬 상무가 있고, 인사실장인 채병석 상무는 현대엔지니어링 출신이다.

결국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한지 7년만에 현대건설의 관리조직 대부분이 현대차그룹 인사들로 채워지게 되면서 ‘관리는 현대차, 생산은 현대건설’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회사 내부에 들끓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건설회사인 현대건설이 점점 건설스럽지 않게 변해간다”면서 “새로 지휘봉을 잡은 박동욱 사장의 제조중심 경영시스템 도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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