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에 돈방석 ‘확률형 아이템’, 유저들은 불만 끊이질 않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를 도박이라며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사행성 논란이 거센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으로 불똥이 튈 전망이다. 뽑기형 유료 아이템인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에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됐지만 유저들에게는 원성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최근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가 이를 도입하면서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사실상 뽑기다. 아이템을 사면 일정 확률로 특정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 문제는 유저들이 모두 원하는 희귀아이템의 경우 획득 확률이 로또에 당첨되는 수준과 가깝다는 점이다. 결국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개당 수만원대의 아이템을 계속 구매해야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사행성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추진됐지만 현재 온라인게임에서 월 구매한도가 제한되고 자율규제에 따라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의 뽑기 확률을 공개하는 수준에서 규제가 그친 상황이다.

하지만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에서 언제든 결제되는 편리성에 결제 한도까지 없다. 유료아이템 구매에 얼마를 쓰던 사실상 제한이 없는 셈이다.

대표적인 게임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지난해 출시된 리니지M은 출시 20년을 맞은 원작 PC게임 리니지를 모바일로 그대로 옮긴 게임이다. ‘린저씨’로 통하는 구 PC버전 유저들이 폭발적인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리니지M의 성공으로 엔씨소프트는 실적 우려를 훌훌 털어냈고 ‘은둔자’로 통했던 김택진 대표 역시 방송광고에 직접 출연해 리니지M을 홍보할 정도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 대표의 자신감 회복의 일등공신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현금 3만원대에 달하는 확률형 아이템이 불티나게 팔리고 빠른 캐릭터 육성을 바라는 유저들의 심리를 파고 든 경험치 혜택 유료 아이템이 유저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이에따라 막대한 마케팅 비용에도 엔씨소프트의 수익성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와 동시에 엔씨소프트의 과금 유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유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는 거금을 썼지만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했다는 유저들의 원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리니지M 덕분에 사행성을 알게됐다”는 글도 있다. 리니지M의 공지사항에 달린 댓글에도 이같은 원성은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이 카지노 슬롯머신 잭팟 적중확률 0.0003%보다도 낮다”는 의원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며 “카지노와 다름없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현 시스템에 만족하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다"며 "사행성이 지나치다는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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