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미 양국 정책금리 역전 불가피…3월 가능성 커져
"미 금리인상 최대 3차례, 우리나라는 1~2차례 그칠 것"
금리역전은 금융불안 요인…'장기간 방치' 부담 커질 듯

▲ 오는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오는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이 다음달에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미국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면 양국의 정책금리는 역전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고 해서 당장 대규모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역전은 금융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통화당국 입장에서 오랜 기간 방치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1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한 이래 오랜 기간 사상 최저금리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11월 30일 열린 직전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곧바로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만큼 인상 압박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1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 문제 등으로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릴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추가인상은 경기 지표와 상황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한은의 금리 동결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의 정책금리(1.25%~1.50%) 상단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한은이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3월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는 11년 만에 역전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이코노미스트 6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첫 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3월을 꼽았고, 두 번째 인상 시점으로는 응답자의 65.2%가 6월을 지목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 세 번째 인상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상당수 경제학자는 전망했다.

전문가들 예상대로 연준이 움직일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 1.25~1.50%에서 1.75~2.00%로 높아져 오는 6월께 2%대에 진입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올해 세 차례, 내년에는 두 차례 인상되면서 2.75%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양국의 금리가 역전된다고 해서 당장 대규모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역전은 금융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오랜 기간 방치하기에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자본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도 금리가 같다면 신용도가 높고 안정적인 투자처인 미국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한은의 올해 금리인상 횟수는 1∼2회 가량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성장률이 2년 연속 3%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멈추지 않는 강남지역 부동산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은이 4∼5월 중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하고 하반기에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에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월 27일에 열리는 금통위는 이 총재가 퇴임하기 전 마지막 회의다. 다음 4월 12일 금통위는 새 총재 취임 직후이고, 5월 24일은 지방선거 직전이라는 점이 기술적으로 걸림돌이다.

만약 올 상반기에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진다면 7월이 가장 유력한 금리인상 시기로 꼽힌다. 송경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부에서 다음 금리인상 시기를 올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지만, 한은의 신중한 통화정책 결정 방침과 3월 이주열 한은 총재의 교체 등을 고려하면 7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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