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계기될 듯
김준기 회장 ‘종합가전회사’ 꿈 실현 목전에서 무릎

[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며 국내 가전업계 3위로 점프했다. 전자업계에선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그룹의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반면 지난 2013년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종합가전회사’ 꿈 실현을 목전에 뒀던 김준기 DB그룹 회장으로서는 아쉬움이 상당할 전망이다.

대유그룹은 지난 9일 동부대우전자 및 그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최종 인수 거래대상은 FI와 DB그룹 측의 동부대우전자 지분 84.8%다. FI중 한 곳인 한국증권금융(유진DEC사모증권투자신탁1호의 신탁업자)이 보유한 지분 15.2%은 빠졌다.

대유그룹은 계열사인 스마트저축은행을 매각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고, 일부 자금은 재무적투자자와 인수 금융을 통해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납입과 세부사항 조율 등 최종 인수 절차는 이르면 이달 말 완료된다.

2014년 대유위니아(구 위니아만도)를 인수한 대유그룹은 이번 동부대우전자 인수로 국내 가전업계 3위 기업으로 도약한다. 시너지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대유위니아는 이번 인수로 김치냉장고 '딤채'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탈피, 세탁기, TV 등 다양한 제품을 아우르는 종합 가전회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또한 동부대우전자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동부대우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72%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동부대우전자도 현재 양판점에만 국한된 영업망을 대유위니아가 보유한 전국 200여개의 전문매장으로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부품과 원자재 수급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대유그룹은 인수 후에도 ‘대우’ 브랜드를 유지하고 대유위니아와 독립된 계열사로 운영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분 인수와 동부대우전자의 조속한 경영안정화를 위해 올해 중 약 12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년전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시스템반도체회사인 DB하이텍과 투톱으로 IT전자 부문을 그룹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려던 김준기 회장의 야심찬 계획은 그룹 유동성 위기에 발목이 잡히며 결국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동부대우전자에서 실시한 유상증자에 사재 60억 원을 출연하는 등 강한 애착을 보여온 김 회장의 실망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FI들이 투자금을 우선 회수하기 때문에 이번 매각으로 DB그룹이 회수할 수 있는 투자금은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더 이상 동부대우전자에 자금지원을 할 필요가 없어져 그동안 시장의 우려를 샀던 불확실성이 말끔히 제거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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