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국내 생산 비중 10여년새 반토막…생산성 떨어져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결정…2000명 인력 구조조정 예고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한국이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지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10여 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생산시설 증가와 무관치 않지만 인건비 상승, 잦은 파업 등으로 한국에서 차 생산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근본 배경이라는 완성차 업계의 지적이다.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한국GM의 군산 공장 폐쇄 결정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는 풀이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2006년 73.3%에 이르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작년 말 기준 44%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2012년(49%) 처음 50% 밑으로 내려간 뒤 지속 하락해왔다. 지난해 7월 이후 국내에서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된 현대 엑센트 물량은 이번 국내 생산 통계에서 빠졌다.

국내 생산은 정체된 상황이다. 국내 생산은 2011년(347만6175대) 이후 317만4230대(2017년)~358만8893대(2014년)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규 공장 설립 역시 안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신규공장 건립은 아산공장 준공(1996년 11월) 이후 21년 동안 없었고, 증설 사례조차 4년여 전 기아차 광주공장(2013년 6월)이 마지막이다.

이에따라 작년 국가별 차 생산량(자국내 생산만 포함·해외공장 생산 제외) 순위 집계에서 한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 10대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최근 2년 연속 생산이 뒷걸음질쳤다. 세계 6위 한국의 지난해 국내 생산량(411만4913대)은 1년 사이 2.7% 급감했다. 7위 멕시코(406만8415대)와의 격차는 4만대여대에 불과하다.

반면 수출증가를 위한 관세 문제 등의 이유로 해외 생산기지는 늘어나고 있다.

차업계에서는 국내 생산의 경쟁력 상실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인건비 등 비용은 높고 생산성은 낮아 한국에서 차를 생산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연간 평균임금은 2016년 기준 9213만원으로 2005년과 비교해 83.9% 올랐다.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는 9104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도 월등히 크다. 국내 완성차 5곳의 2016년 평균 임금 비중은 12.2%로 도요타(7.8%)나 폭스바겐(9.5%)와 큰 격차가 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인건비에 파업 등 잦은 노사갈등은 분명히 부담요인”이라며 “차라리 타켓 시장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관세 등 교역조건이나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의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을 현재 완성차가 처한 현실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았다. 한국GM은 이날 경영난을 타개할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군산 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군산 공장 차량 생산 중단과 직원 약 2000명(계약직 포함)의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준중형차 크루즈,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를 생산하던 한국GM 군산 공장의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에 불과해 사실상 거의 지금도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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