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27조원 돌파
누적 기술신용대출 평가액 83.9조원…1년새 43.6%↑
지난 한해 25조원 신규 공급, 정부 연간목표 웃돌아

▲ 기술력을 갖춘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제도가 도입 5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은행권의 순수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이 84조원에 육박하는 등 기술금융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기술력을 갖춘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제도가 도입 5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은행권이 공급한 기술신용대출 규모가 12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중소기업대출의 연장 및 대환, 증액을 제외한 순수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84조원에 육박했고, 지난해 25조원이 신규 공급되며 정부의 연간목표치(20조원)를 크게 웃돌았다.

19일 전국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누적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27조719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7.55%(34조8649억원) 늘었다. 다만 전월(131조1149억원)과 비교하면 3조3950억원이 줄었는데, 이는 기업들이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단기자금 상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83조9501억원으로 1년 새 43.64%(25조5057억원) 증가했다. 평가액은 기존 대출연장 및 대환, 증액을 제외한 순공급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2015년 6월부터 집계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기술신용대출 평가액 도입으로 기술금융 지원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 연간 20조원 규모의 평가액 공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달 간 지원된 전체 기술신용대출 실적에서 순수 평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5.73%를 기록, 2016년 12월(62.94%)에 비해 3% 가량 확대됐다.

시중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기술금융 지원 실적이 18조77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18조367억원), 우리은행(15조2326억원), KEB하나은행(14조4835억원), 씨티은행(6773억원), SC제일은행(196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은행에선 부산은행의 기술신용대출 누적잔액이 3조9341억원으로 집계됐고 대구은행은 3조5541억원, 경남은행은 3조3766억원을 기록했다. 특수은행의 경우 기업은행(39조7863억원), 농협은행(5조2072억원), 산업은행(3조9641억원), 수협은행(4521억원), 수출입은행(1382억원) 등의 순이었다.

기술금융이란 기업의 재무제표만 보지 않고 기술력도 함께 고려해 성장성이 큰 중소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는 금융방식을 말한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기술금융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 반기별로 기술금융실적평가(TECH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TECH평가는 각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공급 규모, 기술기반 투자 확대, 지원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지난해 상반기 평가 결과 대형은행 그룹에서 KEB하나은행(72.7점/100점 만점)과 신한은행(72.0점)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소형은행 그룹에선 대구은행(72.8점)이 1위, 경남은행(65.4점)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대출 지원 이외에 기술금융 투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은행 자체 투자 뿐만 아니라 계열 증권사 등에서도 기술금융 투자가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기술금융 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1조1822억원의 자금을 공급, 전반기(7940억원) 대비 48.9% 확대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해 자금지원을 강화하는 등 점차 기술금융이 내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술력 평가에 기반해 자금이 공급되는 구조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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