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점 특허권 취소 위기에 인천공항 1터미널서 철수…신세계‧신라 도약 주목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최순실 뇌물’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면세점 사업에도 먹구름이 일고 있다. 롯데가 임대료 갈등이 깊어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철수를 결정한데 이어 관세청이 롯데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취소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 1위 롯데의 위상 흔들리면서 업계 순위도 요동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관세법 제178조(반입정지 등과 특허의 취소)상 특허신청 업체가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취소가 가능하다. 롯데의 1심 유죄 판결 이유가 된 위법 사항이 관세법상 특허 취소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관세청은 월드타워점 특허권 획득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만약 불법이 있을 경우 특허권을 회수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이에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했다. 향후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롯데면세점은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와 벌여온 임대료 협상이 난항을 겪자 결국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공항공사는 2터미널 개항으로 이용객이 감소한 1터미널 면세점 운영 사업자에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27.9% 인하하겠다고 통보했지만 롯데는 추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사드갈등 된서리를 맞았던 면세점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한중간 사드갈등 봉합으로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주요 수입원이었던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가 여전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신규면세점을 대거 늘려놓은 상황에서 할인마케팅 등 경쟁만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1위 롯데면세점의 빈자리가 커질 경우 나머지 업체들에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업계2위 신라와 꾸준한 흑자에 성공하면서 무섭게 성장 중인 신세계면세점은 주목된다.

먼저 신라의 경우 롯데와 선두 자리를 바꾸는 호기를 잡을 수도 있다. 신라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고 해외 공항면세점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신세계 역시 오는 7월 강남점을 새로 여는 등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신세계가 신라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낼 경우 전통의 ‘2강 체제’에서 롯데-신라-신세계의 ‘3강 체제’로 업계가 재편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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