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정기예·적금 금리 오름세
주요 시중은행 '금리 3%대' 정기적금 다시 등장
저축은행도 고금리 마케팅 돌입…수신경쟁 치열

▲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시중금리 인상기가 도래한 가운데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며 수신고객 유치에 나섰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예금금리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물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나 다름없던 은행 예·적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금리 3%대' 정기적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책정해온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수신금리 상향조정으로 고객몰이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금리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1.81%로 전월(1.79%)에 비해 0.0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5년 3월(1.9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중 순수저축성예금이 단기 정기예금 중심으로 0.04%포인트 상승한 1.78%를 기록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등은 1년짜리 정기예금에 2%가 넘는 이자를 주고 있다. 은행연합회 예금금리 공시를 보면 케이뱅크(코드K 정기예금)와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2.20%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고, 광주은행(쏠쏠한마이쿨예금)·전북은행(JB다이렉트예금통장)·제주은행(사이버우대정기예금)은 2.1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KDB산업은행(KDB Hi 정기예금)의 금리는 2.05%, 스탠다드차타드은행(e-그린세이브예금)·경남은행(e-Money 정기예금)·부산은행(MySUM정기예금)은 2.00%를 나타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30~1.75% 수준이다.

정기적금 금리도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은 최고 4.7%의 금리를 주는 '우리웰리치 100 여행적금'을 판매 중이며, 신한은행의 '쏠 편한 선물하는 적금'은 6개월 만기에 3.0% 금리를 준다. 농협은행은 'NH직장인 월 복리 적금'으로 2.62%, 국민은행은 'KB국민원적금'으로 2.6%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이날 기준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2.45%, 정기적금(12개월)은 2.61%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정기예금은 0.06%포인트, 정기적금은 0.04%포인트 가량 올랐다.

12개월 복리 정기예금 금리 기준으로 조흥저축은행(인터넷뱅킹 정기예금)·페퍼저축은행(비대면 회전정기예금)이 2.72%로 가장 높았고 세람저축은행(9988 정기예금)은 2.70%, 오투저축은행(비대면 정기예금)·조흥저축은행(정기예금)은 2.67%, 세종저축은행(비대면 정기예금)은  2.66%, JT저축은행(e-정기예금)·안국저축은행(정기예금)·유니온저축은행(e-정기예금)은 2.65%를 보였다.

정기적금의 경우 12개월 단리 기준으로 웰컴저축은행(Welcome 첫거래우대 e정기적금)은 1년 만기에 3.10%의 금리가 적용되고 솔브레인저축은행(쏠쏠한정기적금)·아주저축은행(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키움YES저축은행(SB톡톡 키워드림 정기적금) 등도 3.00%의 높은 금리를 준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3%대 금리의 정기적금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금융권의 수신금리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들도 3% 이상 금리를 적용한 적금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수신고객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기에 낮은 금리와 수수료 혜택으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도 금융권의 금리경쟁을 부추겼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초반 고객몰이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시중은행과 대형저축은행들은 높은 금리의 모바일 예·적금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에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기관의 수신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얹어 주는 예금상품에 고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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