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치약에 이어 ‘중금속 화장품’ 팔아 비판 거세
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의혹 커지는데 사외이사 선임도 논란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흔들리고 있다. 메디안 치약 리콜 사태가 잠잠해지자 이번엔 ‘중금속 화장품 사건’이 터졌다. 게다가 서경배 회장(사진) 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의혹과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 논란까지 비판의 세를 더하고 있다. 오너일가 말 한마디가 법이 되는 제왕적 지배구조의 폐단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금속 안티몬 허용기준을 위반한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풀커버스틱컨실러1호라이트베이지' 등 8개 업체 13개 품목을 판매중단하고 회수 명령을 내렸다. 안티몬은 중금속의 일종으로 광물 등에 존재하며 완제품 허용기준 10㎍/g이다. 이에따라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제품에 대한 교환 및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향후 실적전망에도 먹구름이 일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액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6조291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7315억원을 기록했다. 주력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 역시 5조1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영업이익은 5964억원으로 29.7% 감소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였던 LG생활건강은 양호한 실적을 달성하면서 아모레를 제치고 화장품업계 1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부자’로 유명한 서 회장 일가가 수백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기준 1주당 배당금은 전년도 460원에서 지난해 360원으로 줄긴했지만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회사 상황과 맞물리면서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서 회장 일가는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등 6개 계열사에 대해 부당 내부거래 직권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주요주주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이 내부거래 수혜기업으로 거론돼왔다. 일감몰아주기는 재벌가의 대표적인 세금없는 부의 편법승계 수단으로 꼽힌다.
아모레는 투명경영 의지도 의심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김진영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 사외이사와 서경배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주총에 앞서 대신경제연구소는 김 사외이사가 과거 아모레퍼시픽의 자문용역을 수행해 독립성 결격요건에 해당한다며 선임안 반대를 권고 했다. 사외이사는 오너일가 독단경영을 견제해야할 자리다. 또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총 3억원을 출연하는 재단 출연증서에 날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이 있다며 서 회장의 선임에 반대를 권고 했다. 하지만 선임안은 그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