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개혁 의지보다 정치권에 줄대려…제대로 선임 못하면 경영정상화 어려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대우건설 주변이 차기 사장 자리를 놓고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매각실패에 따른 현 대표대행 체제의 시한이 끝나고 신임 사장 선임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KDB산업은행이 최근 대우건설의 쇄신을 위한 본부장들 교체에 이어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일련의 절차를 진행하면서 하마평이 무성하다. 과거 박영식 사장 후임 인선 때의 시끄러움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대우건설 현직 임원중에 K씨와 C씨가 실적과 내부 혁신 등을 내세우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퇴직자 가운데는 대선캠프에 몸을 담았고 현 정권과 가까운 B씨, 고교 동문이면서 대우건설 전직 경영자였던 P씨와 국회의장과 고등학교 동문이고 호남 출신인 S씨가 유리하다는 소문이다. 심지어 “전직 사장을 지낸 P씨와 또 다른 P씨가 현 정권이나 산업은행과 코드가 맞아서 올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말까지 나오고 있다.

타사 출신들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전직 H사 임원인 K씨가 해외플랜트 경험을 가지고 대우건설 사장자리를 노리고 있다”, “G사 출신인 S씨도 플랜트 관련 경력을 가지고 뛰고 있다”는 식이다. 더 나아가서 G사의 전 대표를 지낸 W씨는 대통령과 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업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대우건설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 회사를 정상화 시킬 수 있는 경영능력과 경험, 혁신의지, 청렴도, 열정 등이 아닌 어떤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느냐를 가지고 유력한지를 따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분위기다.

전임 사장이었던 박창민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였던 최순실의 힘으로, 그 전 사장들 역시 영포회, 친박세력의 힘을 엎고 사장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그들이 사장으로 있었던 십수년 간 대우건설은 사장들의 빚잔치로 멍들대로 멍들었다.

대우건설의 한 전직 임원은 “대우건설이 주인 없이 너무 오래 지내다 보니, 이런 저런 힘의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이 최근 본부장들까지 대거 내보내는 등 쇄신의 칼을 뽑은 마당에 이번만큼은 안팎으로 갚아야 할 빚이 없는 사장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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