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기 납품단가 현실화 위해 팔 걷었지만 결국 대기업 동참 여부에 달려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원가인상에도 납품단가만 제자리라는 중소기업들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는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정이 공공시장에서 최저임금 인상분이 인건비에 반영되는 시기를 앞당겨 반영키로하는 등 중소기업 납품단가 현실화에 팔을 걷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위해서는 대기업들의 동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3월에 걸쳐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제조업체 5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기업의 57.7%는 지난해 제조원가가 전년보다 올랐다고 답했다. 반면 납품단가가 인상됐다는 업체는 17.1%에 그쳤다. 원가는 높아지는데 납품단가는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제조원가 중 재료비, 노무비, 경비가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각각 56.6%, 27.0%, 16.5%로 조사됐다. 섬유·의류(33.2%), 조선(30.2%) 업종의 노무비 비중은 다른 업종보다 높았다.

항목별로 제조원가를 구성하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각각 53.0%, 51.8%, 35.3%로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품단가 중 재료비, 노무비, 경비 인상이 있었다고 답한 업체는 각각 16.3%, 13.1%, 9.5%로 전년보다 2.8%∼11.9%포인트 감소해 중소제조업체가 느끼는 원가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납품가 후려치기' 불공정행위도 그치지 않고 있다. 원사업자로부터 부당한 단가 인하를 경험한 업체는 12.1%로 전년(14.3%)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섬유·의류 업종은 평균보다 2배 높은 21.6%로 나타나 납품단가 불공정행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사업자가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방법은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 유도'(34.4%)가 가장 많았고, '추가 발주를 전제로 단가를 인하'(23.0%)가 그 뒤를 따랐다.

응답 기업의 72.6%는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원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업체 중 제조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공정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37.2%에 불과했다. 응답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인상이 납품단가에 공정하게 반영되려면 '원사업자의 자발적 인식변화를 통한 공정원가 인정문화 확산'(48.4%)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납품단가 현실화 대책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바람직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법제도적 접근만으로는 근본적인 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에 한계가 있어 대기업의 적극적 동참 의지가 필요하다"고 논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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