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20일 협상 최종 시한 못박고 노조 압박…협력사 피해도 '눈덩이'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군산 지역 경제와 협력사들의 생존이 달려 있는 한국GM사태가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20일을 최종 협상 시한을 못박고 법정관리 준비에 들어간 GM은 산업은행도 한국GM의 영업손실을 책임져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상황이 더욱 꼬이는 양상이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협력사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노사가 서둘러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장 대회의실에서 제8차 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한국GM 노사는 애초 나흘 전인 12일 제8차 교섭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사측은 카허 카젬 사장 등의 안전 확보를 이유로 '회의장 CCTV 설치 후 교섭'을, 노조 측은 '양측 모두 캠코더로 교섭 상황 촬영'을 주장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번에는 노조가 안전확약서약서를 쓰고 교섭에 나선다.

현재 GM은 한국GM의 법정관리행을 기정사실화하고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은 지난달 26일 한국을 방문해 "3월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월20일 정도까지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산은도 압박하고 있다. 엥글 사장은 지난 13일 산은을 방문해 “향후 한국GM의 영업 손실에 대해 산은이 지분(17.02%)만큼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산은은 “경영 책임은 대주주인 GM에 있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산은은 GM이 향후 10년간 투자하기로 한 28억달러(약 3조원)중 산은의 지분에 해당하는 5000억원이 한계라는 점도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노사 교섭에서 특별한 성과가 나올 경우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협상이 소득 없이 끝나더라도 GM이 즉각 법정관리를 신청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실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한국GM에 대한 모든 채무가 동결돼 GM 역시 대출금 3조원을 당장 회수할 수 없게 돼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노조 압박용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재 한국GM 협력사들은 납품중단 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연쇄부도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납품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1차 협력사들의 자금줄이 말라가면서 한계 상황에 임박한 사업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2차~3차 협력업체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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