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은행 임직원 60명 줄어, 연간 기준 첫 감소
점포 수도 매년 감소세…비용절감 차원 긴축경영 뚜렷
영업위축 본격화하면 혹독한 몸집 줄이기 불가피할 듯

▲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및 고금리대출 규제 등 올해 영업환경 악화에 직면한 저축은행업계가 인력·점포 축소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과 점포폐쇄 등 상시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계도 인력·점포 축소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에 따른 구조조정 사태 이후 영업이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여수신 확대와 실적개선 등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및 고금리대출 규제 등 올해 영업환경 악화가 예고되면서 실적악화에 대비한 긴축경영에 나선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9004명으로 1년 전(9064명)에 비해 60명(0.66%)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저축은행업계의 임직원 규모가 줄어들기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2010년 말 4382명, 2011년 말 5055명, 2012년 말 6280명, 2013년 말 6624명, 2014년 말 7944명, 2015년 말 8451명, 2016년 말 9064명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상위 10개 대형저축은행 가운데 애큐온저축은행이 2016년 말 553명에서 지난해 말 456명으로 97명 줄었고 JT친애저축은행(647명→615명), OBS저축은행(204명→199명) 등도 감소했다. 반면 SBI저축은행(506명→526명), OK저축은행(941명→965명), 웰컴저축은행(764명→766명) 등은 임직원 수가 늘었다.

저축은행의 점포 수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326개였던 저축은행 점포 수는 2016년 말 323개로 3개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6개 감소한 317개로 집계됐다.

금융권의 인력감축 및 점포 통폐합 등 상시 구조조정은 사실상 '강제퇴직'에 가까운 희망퇴직을 매년 실시 중인 은행권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11만1173명으로 전년(11만4775명)에 비해 3602명 감소했다. 은행 영업점포 수는 2016년 말 7280개에서 지난해 말 6972개로 308개가 사라졌고, 전국에 설치한 자동화기기 수도 48474개에서 46087개로 2387개 줄었다.

은행권에 이어 저축은행업계에도 인력감축 및 점포축소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것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데다 올해 영업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절감 차원의 감량경영에 돌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고금리대출에 대한 규제의 칼날은 점점 메서워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법정 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연 20%까지 낮추겠다고 밝혔고, 우선 첫 단계로 지난 2월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했다.

또한 금리가 20%를 넘는 고위험 가계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조치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고, 추가 충당금 적립률은 20%에서 50%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올해부터는 고위험 기업대출에 대해서도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예·적금 규모가 크게 늘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올해에는 실적내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영업환경 위축이 본격화할 경우 저축은행의 혹독한 몸집줄이기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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