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통한 경영정상화 높은 평가에도 각종 의혹 부담된 듯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8일 돌연 사퇴를 발표한 가운데 포스코 주가는 이틀 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자금 은폐‧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리면서 포스크에 큰 부담이 됐던 ‘권오준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9일 오후 1시 포스코 주가는 전날 대비 1.14%(4000원)오른 35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권 회장의 사퇴 결정이 전해진 전날은 4.95%나 뛰었다.

갑작스런 수장 퇴진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오히려 주가가 뛰어오르면서 포스코 내부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권 회장이 정경유착 의혹으로 중도하차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시절 문어발식 확장으로 엉망이 된 포스코를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 시켰다는 평가가 없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만 보자면 투자자들이 권 회장의 퇴진에 환호를 지른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통상 유능한 경영자들의 사퇴는 주가에 악재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권 회장의 사퇴와 관련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 이슈"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포스코 회장의 교체기 주가를 분석한 결과 8번 중 2번을 제외하고 교체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줬다"며 "2014년 중국 수요쇼크로 실적이 안 좋았을 때를 제외하고 교체 이후 3개월간 주가 수익률은 1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장 교체 전 발생한 잡음이 사라지며 기업 전략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반영된 것"이라며 "권오준 회장 시절 포스코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임기중 각종 의혹에 시달렸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 은폐 의혹, 포스코플랜텍(성진지오텍) 2900억 투입 등은 경영능력 의심과 도덕성 논란을 야기했다. 최순실 인사개입설 등 국정농단 사태에서 이름이 잇따라 오르내렸다. 이 때문에 그의 연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그는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연임이 확정된 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된 날이다.

이후 순탄할 것만 같았던 ‘권호준 2기’는 탄핵 사태로 정권 교체가 빨라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경제인단과 그해 11월 인도네시아와 12월 중국 방문에서도 연달아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거취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추진한 포스코 자원개발사업에 이명박 정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권 회장의 동창 유모씨의 뇌물수수 혐의 등이 더해졌다.

결국 투자자들은 권 회장을 둘러싼 이런 문제들을 리스크로 인식했고 이번 사퇴 결정을 호재로 봤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중국 철강선물 가격과 중국 철강주 상승, 코스피의 강세장, 대북리스크 완화와 미·중 무역전쟁 완화 전망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 이후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가 사퇴 후 사정당국 도마에 올랐던 정 전 회장의 전철을 밟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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