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대리점들 “줄도산 위기…조속한 사태 해결을”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이 법정관리 데드라인으로 정한 20일이 밝으면서 현재 자구안에 대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한국GM 노사가 막판 극적 합의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합의가 실패하고 법정관리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줄도산 위기에 놓인 협력사와 대리점들의 피해 역시 눈덩이가 될 전망이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이날 막판 교섭에 돌입한다. 전일까지 진행된 협상에서 노사가 상호 입장차이만 확인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전망은 비관적이다.

사측은 1000억원 규모의 복리후생비용 절감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에 먼저 합의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고용과 신차 배정 등을 먼저 확정하고 비용절감 자구안과 일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노조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고 남아있는 군산공장 근로자 680명에 대한 고용 보장을 촉구한 데 대해 사측은 추가 희망퇴직 시행, 부평ㆍ창원 등 다른 공장 전환 배치, 5년 이상 무급 장기 휴직의 내용을 추가해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노조가  희망퇴직이나 무급휴가를 받아드릴 지는 미지수다.

사측은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곧 지급 불능 상태에 빠져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사 합의 여부에 따라 이날 저녁 예정된 이사회에서 다룰 내용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카허 카젬 사장과 채권단인 산업은행 몫 이사 등을 비롯해 10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간 이견이 길어지면서 협력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동안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해온 협력사들에 이어 이날은 판매대리점들이 생존위기를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GM 전국대리점발전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00개가 넘는 대리점이 폐업하고 285곳만 남았다"며 "정부, GM, 노조 싸움에 대리점과 직원들만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GM 사태가 두 달을 넘기는 동안 지난해 초 4000명에 달하던 카 매니저(영업 판매 사원)은 2000명 대로 반토막 났고 대리점 판매 수익 역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리점은 한국GM으로부터 받는 차량 판매 수수료와 지원금으로 이익을 내는데, 군산공장 폐쇄 이후 내수 판매가 반토막 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한국GM 내수 판매량은 올해 1분기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급감했다. 또 한국GM이 대리점에 지급하던 판매수수료와 지원금 비율을 지난해 6 대 4에서 8 대 2로 바꾸면서 지원금도 줄었다.

비대위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17조에 따라 판매대리점도 세제 지원·신규 수요 창출·고용 유지 등의 정부 지원을 받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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