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는 50%대 영업이익률…협력사들 평균 6%대로 ‘허덕’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의 사상 최대 실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기업이 협력사의 8배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사실상 호황의 과실을 대기업이 대부분 가져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납품단가만 제자리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어 대기업의 실적 호조가 중소기업들에 전해지도록 납품단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73개 업체의 지난해 영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액과 영업이익 합계가 각각 242조8875억원과 57조171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23.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중 대기업군에 속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7.4%와 45.6%를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171개 중소업체들은 평균 5.9%에 그쳤다. 그 차이는 8배에 달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 상승폭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8%포인트와 26.5%포인트에 달했으나 나머지 171개 업체는 평균 2.0%포인트였다.

기업별 영업이익률 순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1,2위를 기록한 가운데 나머지 기업 중에서는 메카로가 40.9%로 유일하게 40%를 넘겼고, 티씨케이(36.6%)와 리노공업(34.7%) 등 2개 업체가 30%대였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88곳은 국내 50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인 5.9%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13.3%인 23곳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다.

세부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소자업체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46.4%로 가장 높았고 ▲부분품 업체 17.1% ▲장비업체 10.8% ▲외국지사 9.2% ▲재료업체 6.9% ▲설계업체 4.0%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중소기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만큼 정부 차원에서 독려중인 협력업체 납품단가 현실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 등 원가인상에도 납품단가만 제자리”라며 “대기업들이 실적이 좋은 만큼 협력사들과의 상생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3월에 걸쳐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제조업체 5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기업의 57.7%는 지난해 제조원가가 전년보다 올랐다고 답했다. 반면 납품단가가 인상됐다는 업체는 17.1%에 그쳤다. 원가는 높아지는데 납품단가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는 이야기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을 멍들게 하는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제당국의 감시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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