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보건당국이 흡연율 감소를 위해 비가격 금연정책의 강도를 한층 높인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담뱃갑 면적의 30% 이상으로 한정된 흡연경고 그림 표기면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담뱃갑 디자인의 규격과 색상을 일원화하는 '규격화 무광고 포장'(Plain packaging)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담뱃갑 앞뒷면에 면적의 30% 이상 크기의 경고그림을 부착하고 20% 이상의 경고 문구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경고 그림과 문구를 다 합쳐도 50%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흡연경고그림을 도입한 많은 국가의 표시면적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다. 이에따라 금연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담뱃갑 경고그림을 지금보다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고그림은 흡연자가 될 확률을 12.5% 떨어뜨리고, 흡연자가 금연 시도를 할 가능성을 33% 증가시켰다. 경고그림 도입 후 캐나다에서는 청소년 흡연율이 2001년 22.5%에서 2006년 16%로 낮아졌다. 호주에서는 흡연율이 3% 떨어지고, 영국에서는 흡연자 수가 0.5% 감소했다.

보건복지부가 향후 금연정책 검토 리스트에 올려놓은 '무광고 포장'은 경고그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담뱃갑 자체를 규제하는 방안이다. 담배제품 포장에 브랜드 이름 이외의 로고, 색상, 브랜드 이미지, 판촉 정보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보건복지부가 비가격정책의 수위를 높이려는 것은 흡연율이 담뱃값 인상 후 잠시 주춤했다가 가격 인상의 충격이 가시면서 반등세로 돌아선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2015년 1월 담뱃값 2000원 대폭 인상(갑당 2500원→4500원)에 힘입어 2015년에 남자 흡연율은 39.4%로 큰 폭으로 내려갔지만, 2016년에 40.7%로 다시 올랐다.

보건복지부는 헬스플랜 건강검진종합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남성 흡연율을 29%로 떨어뜨리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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