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갑질, ‘승무원 기쁨조 논란’ 등으로 비판 여론 거세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국내 양대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1분기 실적을 올렸음에도 오너일가를 향한 비판여론으로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분기 매출 3조484억원, 영업이익은 18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7% 감소했다. 안전장려금 지급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지만 여객·화물 부문 실적이 호전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887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144% 급증했다. 매출은 1·4분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영업이익은 최근 3년 중 최고의 실적이다. 국제여객의 지속 증가와 화물노선 전반 호조세가 배경이 됐다.

고유가라는 복병이 남아있긴 하지만 한중 사드갈등 봉합과 남북 관계 개선 효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두 항공사의 분위기는 우울하다. 양사 오너일가를 둘러싼 의혹으로 여론이 싸늘해진 탓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현민 전 전무에서 시작된 갑질과 불법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그룹 경영 위기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있다. 탈세와 관세법 위반 등의 의혹까지 제기됐다. 압수수색 등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내부의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삼구 금호아사이나그룹 회장은 매달 첫째주 목요일 열리는 ‘승무원 격려 행사’에 참가해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을 만나 껴안거나 손을 주무르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이른바 ‘기쁨조’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 내부 익명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직원들의 구체적인 증언들이 잇따라 올라온 바 있다. 논란이 되면서 이후 관련 행사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회장이 생각하는 승무원에 대한 인식에 대한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속이 터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항공사가 국내 양대 항공사라 불매운동을 벌이고 싶어도 벌일 수 없는 탓이다. 두 항공사를 이용해왔다는 한 소비자는 “어느 한쪽이라도 잘해야 불매운동도 할 수 있는데 두 곳 모두 사실상 비슷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한쪽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걸 믿고 총수일가들이 버티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이용을 꼽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선택의 폭은 좁다. LCC 주요 항공사인 진에어는 대한항공,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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