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농협 등 7개 은행계 생보사 지난해 순익 41%↓
올 1분기 순익 늘었지만, KDB생명 실적개선 효과 덕분
업황 악화에 저수익구조 고착…올해 실적전망도 '암울'

▲ 은행계 생명보험사를 둘러싼 실적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DGB생명 본사.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계 생명보험사를 둘러싼 실적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는 은행계 생보사들이 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도 순익이 뒷걸음질 치며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실적으로 금융그룹 내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해온 은행계 생보사들이 언제쯤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은행계 생보사들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2250억원으로 2016년에 비해 41.9%(1623억원) 가량 줄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한생명의 순익이 2016년 1506억원에서 지난해 1206억원으로 19.9%(300억원) 줄었고, 하나생명은 166억원에서 138억원으로 16.9%(28억원) 감소했다. DGB생명의 순익(개별기준)도 149억원에서 126억원으로 15.4%(23억원) 쪼그라들었다.

특히 농협생명의 경우 2016년 1545억원에 달했던 순익은 지난해 85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KDB생명은 순손실 규모가 102억원에서 767억원으로 확대되며 적자폭이 7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은행계 생보사의 실적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7개 은행계 생보사의 올 1분기 전체 순익은 78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6%(49억원) 늘었지만, 이는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던 KDB생명이 올해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KDB생명은 올 1분기에 36억원을 순익을 기록, 전년동기(-226억원) 대비 흑자폭을 262억원 가량 늘렸다.  KDB생명이 지난해 하반기 실시했던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다른 생보사들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KB생명의 1분기 순익은 4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3.6% 줄었고, 하나생명의 순익(62억원)도 16.2% 감소했다. 농협생명의 순익은 지난해 1분기 320억원에서 올 1분기 233억원으로 27.2% 줄었고, DGB생명은 29억원에서 -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IBK연금보험을 제외하고 신한생명이 유일하게 1분기 순익(338억원)을 전년대비 9.9% 가량 늘리며 선방했다.

이처럼 은행계 생보사들이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시중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처분·평가이익이 줄면서 투자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데다 본업인 보험영업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채 손실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다른 생보사들의 실적도 크게 줄고 있다. 삼성·교보·한화 등 생보업계 '빅3'의 1분기 순익은 72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9%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에도 경기불황 여파에 신규 보험가입자가 줄고 중도해약하는 가입자는 늘어나는 등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사업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생보사들은 2021년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을 반영해 막대한 자본을 확충해야 하지만 순익이 크게 줄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핵심 영업기반인 보험영업의 적자가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이라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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