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사업자 탈락하자마자 건자재 전문 대형마트 개장?
소상공인들 “상생하라는 정부 말 먹히지도 않아”…골목상권 침탈 논란 가열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산업용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소상공인들이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독산동에 위치한 에이스 홈센터 금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기업의 '골막상권 침탈'을 규탄하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기 권고에도 건자재 전문 대형마트 개장을 강행한 유진기업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나눔로또 사업을 지난 10년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온 유진기업이 사업에서 탈락하자마자 골목상권 침탈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재 및 건자재 전문 대형마트인 에이스 홈센터 금천점은 1553㎡ 규모로 지난 4일 개장했다.

지난해 유진기업이 홈센터 금천점 건설 공사를 본격화하면서 소상공인들은 거세게 반발해왔다. 이들은 매장이 오픈하면 시흥시 일대에 몰린 산업용재 소상공인들은 물론 인근 골목상권이 고사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진그룹은 홈센터 금천점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 보수전문 DIY(소비자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제품) 전문매장으로 취급 품목이 소상공인들의 주력 품목과 다르기 때문에 피해가 없다고 반박했다.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거세지고 소상공인들이 사업조정을 신청하면서 중기부는 지난 1월 유진기업에 주변 소상공인과 자율 협의를 거쳐 상생 방안을 마련하라며 사업개시 일시 정지를 권고했다. 중기부는 이후 사업조정 심의를 거쳐 3월 '개장 3년 연기 권고'을 내렸다.

하지만 유진기업은 이에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의 인용 결정이 떨어지자마자 지난 4일 점포 개장을 강행했다.

소상공인들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산업용재협회 안수헌 사무총장은 “유진기업은 중기부의 권고도 무시하고 소송을 통해 개장을 강행했다”며 “상생을 하라는 정부 권고도 안먹히는 것이라면 결국 우리더러 다 죽으라는 것 아니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유진기업에서는 홈센터 금천점 취급 품목이 일반인 DIY 품목으로 우리들과 겹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같은 영세상인들이 취급하는 품목이 매장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데도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횡포에 이대로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앞으로 홈센터 금천전 개장이후 인근 상권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물론 중기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유진기업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보호와 육성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정면으로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태를 심사숙고해 내린 권고마저 무시하고 행정소송을 통해 개장을 강행한 유진기업에 대한 중기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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