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폭탄에 중국도 '맞불 관세' 예고
수출의존도 높은 우리나라 수출길 막힐듯
대중국 중간재 수출 타격…中企계 위기감

▲ 세계 경제대국이자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재개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재개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이 관세 부과 결정을 내린 직후 중국이 즉각 보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이후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 보였던 양국 간 무역전쟁은 다시 불이 붙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 경제 불안에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의 무역전쟁까지 겹치는 등 대외 악재들이 쌓이면서 국내 중소기업계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모습이다.

1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6일부터 34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중국산 재화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160억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여론 수렴을 거쳐 관세 부과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공학, 신소재, 자동차 등 중국산 수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미국은 이에 더해 중국이 보복하면 추가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무역전쟁에서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도 즉각 보복관세로 맞받아쳤다. 먼저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중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품목 340억달러 상당에 대해 다음달 6일부터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고 나머지 화학 공업품,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두 경제 대국의 무역전쟁은 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달하는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31조원) 감소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421억2000만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736억9000만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의 대중수출이 즉각적인 타격을 입게 되고,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한 수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집계를 보면 지난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1분기 8위로 떨어졌고, 수출 규모 순위도 지난해 6위에서 올해 1분기 7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특히 이달 들어 1~10일 수출액은 124억달러로 1년 전보다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중국의 대미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수출품 중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소비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타격을 받으면 전반적인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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