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삼구 아웃”…뿔난 주주들은 소송전 예고
에어부산 상장 ‘먹구름’…그룹 유동성 장기화 우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박삼구 금호아사아나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태를 계기로 박 회장 일가의 ‘갑질’을 고발하는 직원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소액주주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불공정 하도급 논란에 따른 법적처리 여부도 주목된다. 그룹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자회사 에어부산 상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직원 400여명(주최측 추산)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를 개최하고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지난 6일에 이은 두 번째 촛불 집회다.

이번 집회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직원 1000명이 모인 '침묵하지 말자'라는 채팅방에서는 '기내식 대란'의 근본 원인과 회사 측의 부실한 대응, 불공정 하도급 거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오너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 등 회사를 고발하는 내용들이 쏟아진 바 있다.

이날 집회에서도 참가자들은 “저희 승무원들에게 스킨십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며 박 회장에 대한 ‘과잉의전' 실제 경험담을 공개하거나 사측이 안정화됐다는 기내식 공급이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박 회장이 ‘기내식 대란’과 관련 공식사과를 하고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짓눌린 직원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향후 직원들의 폭로 수위가 올라갈 경우 박 회장이 수사 대상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주주들의 소송전도 예고됐다. 아시아나항공 일부 주주들은 법무법인 한누리를 소송 주관사로 정하고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금호터미널 매각 등 과거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 의혹도 문제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 주주대표소송은 소액주주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임원을 상대로 회사를 대신해 제기하는 소송으로, 상장사 0.01%, 비상장사 1% 지분이 모일 경우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상장 작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에어부산 상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에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11월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진 이래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은 박 회장의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박 회장은 경영 퇴진을 촉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한진가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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