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호실적에도 일자리창출‧사회활동엔 ‘뒷짐’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국내에서 승승장구해온 외국계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일자리창출을 위한 투자나 사회공헌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타벅스나 에쓰오일을 제외하면 지난해 외국계 대기업들의 국내 고용이나 투자는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한국을 돈 버는 전진 기지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51개 외국계 대기업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총 8조625억원으로, 전년보다 15.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9.4% 늘어난 163조565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알지리 창출에는 도움이 크게 되지 않고 있다. 고용 인원은 총 10만7940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9%(204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조사 대상 가운데 현대코스모, 노벨리스코리아, 한국니토옵티칼 등 16곳은 오히려 고용이 뒷걸음질을 쳤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전년 대비 2320명(21.6%)이나 늘린 1만3054명을 고용한 것과 대비된다. 스타벅스를 제외할 경우 외국계 대기업의 고용은 277명 감소가 된다.

이와 함께 51개 외국계 대기업의 지난해 투자액은 총 5조57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0% 늘어났으나 역시 1위 업체인 에쓰오일을 제외하면 7.7%(263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지난해에만 2조4153억원을 투자해 1년 전보다 무려 125.3%나 늘렸다.

외국계 대기업들의 매출 대비 투자액 비중은 평균 3.4%로, 국내 기업(6.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고용과 투자를 모두 늘린 곳은 에쓰오일을 비롯해 한화토탈, 쌍용자동차, 한성자동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경신, 한국씨티은행, 악사손해보험, ABL생명보험, 타타대우상용차, BMW코리아,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 지멘스, 한국알프스, 쌍용건설 등 15곳이었다.

국내에서 돈 푸는데 인색한 모습은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금융권은 국내에서 난 수익을 해외 본사로 보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은행, 증권‧보험사 등 100개 외국계 금융사들은 2013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5년여간 총 6조7805억원을 본사에 송금했다. 연평균 1조2299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631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기여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해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과 은행연합회를 포함한 21개 금융기관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비 지출 부문에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두 은행은 지난해 본사 송금액 각각 3위와 1위를 차지한 곳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국내 점포 90곳을 없애는 대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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