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무역전쟁 우려에 달러화 강세
원·달러 환율 오름세…연초 대비 5.7%↑
전문가 "연말 1160원대 올라설 가능성"

▲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릴레이와 미중 무역전쟁 우려감이 겹치면서 달러화 강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가파르다. 미국의 잇단 정책금리 인상과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로 전 세계의 뭉칫돈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집중되고 있어서다. 올 하반기 미국의 두 차례 정책금리 인상이 예고된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갈등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원화약세 흐름이 쉽게 반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1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8원 내린 1124.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원 하락한 112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렸던 환율은 현재 가격수준이 고점이라는 인식에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127.1원에 개장한 뒤 오전 장중 1130.2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환율이 장중 1130원 선을 넘긴 것은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전날에도 달러당 1130.0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 초반 1130.4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연초인 1월2일(1063.5원)에 비해 5.7%(60.7원) 상승한 수준이며, 연저점을 기록했던 4월19일의 1062.0원에 비해서는 5.9%(62.2원) 가량 오른 상태다. 

올 2월 이후 줄곧 1100원 밑에서 움직였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오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를 보였는데, 최근 3개월 원화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환율 상승이 글로벌 달러화 강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발효한 데 이어 10일에는 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자 중국도 반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당분간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약세가 이어지면서 연말에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60원대에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출중소기업 입장에선 원화약세로 우호적인 수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반길 만한 소식이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수출 채산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원화약세 기조가 강화되면 수출 부진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당부분 흡수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다만,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어 가격경쟁력 면에서 국내 기업이 누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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