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 경쟁자 이례적 자리보전…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사진)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신임 회장 선임 과정에서 경쟁을 벌였던 장인화·오인환 사장이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최 회장과 이들 2명의 사장이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에 최정우 대표이사 회장 선임과 함께 권오준과 최정우 간의 사내이사 교체 건만 올라 있어서 현재 사내이사 5명 중 4명은 자리를 보전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CEO 자리에 응모한 후보들 중 탈락된 경쟁자들은 현직의 경우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번 포스코의 경우는 특이하게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현직 사장 2명과 계열사 사장 1명 모두 사장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현재 사내이사들이 올 3월에 선임됐기 때문에 내년 3월까지인 1년 임기를 채우는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만약 변화를 찾는다면 내년 3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다만 신임 최 회장이 기술직이 아니기 때문에 회장 밑에 생산과 기술을 총괄하는 엔지니어 출신의 총괄사장을 두는 것도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유력후보들 중 가장 색깔이 없는 편인 최 신임 회장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인사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신임회장이 권오준 회장과 호흡을 맞춰 일하기는 했어도 비교적 누구 사람이라고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갚아야 할 빚이 없어서 과감한 인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 신임 회장은 선임 후 일성으로 소통경영을 내세웠다. 포스코와 그룹사 홈페이지에 ‘포스코에 러브 레터(Love Letter)를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본인 명의로 올려 회사 안팎의 의견을 직접 듣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포스코가 가지고 있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최 신임회장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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