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에 이어 잇단 기체 결함…승객 불안감 가중
직원들 “부품 돌려막기‧정비인력 부족 때문” 내부 고발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최근 기내식 대란으로 승객들의 불편을 야기했던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엔 잦은 항공기 출발 지연 사태로 승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 사고가 주를 이루면서 안전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정비인력 부족 등 부실 관리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주장이 흘러나오면서 아시아나가 심각한 유동성난에 시달리다 못해 승객 생명과 직결되는 정비마저 소홀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23일 오전 6시10분쯤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오던 아시아나 OZ 8431편이 기내 공기순환계통 장비에 결함이 발생, 정비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김포∼제주 노선의 연결편 5편 등 총 6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아시아나 측은 결항편 탑승 예정 승객을 비슷한 시간대의 항공편에 옮겨 태우거나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 갈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에서도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루 전인 22일 10시45분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상하이 푸동으로 가려던 OZ363편이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6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OZ363편은 태풍 파밀에 의한 기상 악화로 출발 지연이 예고됐었는데, 이에 더해 출발 직전 항공기 유압 계통에서 이상이 발견되면서 오후 4시30분에야 인천을 떠났다. 이날 오후 2시20분 인천에서 대만 타이베이로 가려던 OZ713편도 예정 시간보다 3시간20분 늦은 오후 5시43분에야 인천을 떠날 수 있었다. OZ713편 역시 항공기 공기압 계통 결함으로 운항하지 못했다.

지난 21일에는 일본 후쿠오카를 떠나 인천으로 오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면서 승객 200여명이 불편을 겪고 있었으며 이에 앞서 지난 16∼19일에도 잇단 항공기 고장으로 인천∼로마·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 노선의 출발이 길게는 10시간 넘게 지연됐다.

이와관련 아시아나 직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서는 이른바 '부품 돌려막기'와 정비인력 부족이 연이은 고장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는 현재 심각한 유동성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그룹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차입금 총액은 4조5000억원대로, 이중 올해 만기 차입금만 약 1조7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는 올해 알짜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자회사 에어부산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최근 잇단 기체 결함 문제에 이 같은 열악한 재무구조가 깔려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아시아나 사측은 "항공기 부품을 장탈해 다른 비행기에 장착하는 정비방식은 합법적인 정비 방법이며 정부 권고보다 많은 정비인력을 운용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고장이 끊이질 않으면서 확산되고 있는 승객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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