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골재를 자원으로 인식해 수출금지…수입 사실상 불가능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바다모래 채취 금지로 골재 대란이 일면서 수입모래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나서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장담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정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해외에서 모래 수입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가격 경쟁력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탁상행정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해 6월 해수부 세종청사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무 국토교통부와 큰 틀의 원칙을 공유하면서 건설대란을 막기 위해 대체 모래를 어떻게 확보할지를 고민하겠다"며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모래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장관의 호언과 달리 수입모래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장관이 모래 수입국으로 거론한 베트남과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모래수출 금지 조치 등을 이미 시행하고 있어 이들 나라의 모래를 국내로 들여올 수 없다. 인도는 모래 수출이 가능하지만 면허 발급이 제한되어 있어 사실상 수입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세계 어느 나라든 골재를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어 수출국 국민정서와 정책, 정권 등에 따라 수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사업자간의 계약으로는 골재 수급조절이 상당히 어려워 국가 간 수·출입에 대한 외교적 체결이 필요한 실정이다.

수입 골재로 인한 가격 인상 도미노도 부담이다. 우리나라의 수입 모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출국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것을 당연스럽게 여긴다. 이 경우 국내 골재도 자연스럽게 올라 국민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40차례에 걸쳐 북한 모래를 수입할 당시 1㎥당 가격이 2000원에서 3000원으로 50% 상승하기도 했다.

품질측면에서도 문제다. 수출국 입장에는 품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교역 초기 제시한 모래 샘플보다 질 낮은 모래를 수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수입국 토지에 포함된 각종 미생물에 의한 국내 생태계 교란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례로 바다모래 대비 철분이 3~4배이상 높은 필리핀 모래를 사용할 경우 건축 구조물에 하중이 증가해 구조물에 무리가 가거나 구조물 보강 등에 많은 공사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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