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우리의 순결한 양심이요, 아침이슬이다. 그 빛나는 눈동자에는 겨레의 예지가 담겨 있고 티 없이 맑고 환한 얼굴에서 조국의 미래가 열린다. 오욕과 환희, 좌절과 희망이 소용돌이친 질풍노도의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정의가 꽃피고 평화가 넘치는 통일의 그 날을 예견한다.

취준 스펙 쌓기 알바 페이크러브 오포, 그리고 ‘토익+취준+폭염=헬(hell)’. 이것들만이 오늘날 젊음의 표상이 아니다. 젊음의 광장에는 랭보처럼 괴려한 시(詩)도 있고, 말러의 교향곡 같은 정렬적인 음악도 있다. 뭉크의 표현주의와 같은 강렬한 텃취를 풍기면서 릴케나 헷세의 센티멘탈이 있는가 하면, 테니슨이나 브라우닝의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감각도 있다.

신비롭게 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면서 역사를 이야기하고 민족혼을 토로한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는가? 실존의 문제를 제기하며 궁극적인 존재에의 회를 품는다. 데리다의 해체주의,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비트켄스타인의 분석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또한 젊음은 최일선에 있다. 취업전선 휴전선 산업전선의 선봉을 맡고 있다. 서울 강북에서 마을기업을 일구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농촌으로 귀농해 스마트농업을 시도하고 있다. 코이카(KOICA) 봉사단으로 54개국에서 1600여 명이 해외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상당수 젊은이들은 서울 신림동, 노량진에서 공시생(公試生) 취준생(就準生)의 처절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카페에서, 식당에서, 공사 현장에서 허드렛일로 통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구 때문인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젊음의 노도(怒濤), 젊음의 노호(怒號)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젊음의 심장에서 솟구치는 의(義)의 뜨거운 피는 혈관을 팽창시키고 있을 뿐이다.

언제, 저 굽힐 줄 모르는 싱싱한 패기, 메마를 수 없는 풍성한 꿈이 어우러져 짜내는 순결무구한 젊음의 깃발은 자랑스럽게 나부낄 것인가. 어디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코리아 청년들의 형형한 눈빛을 볼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동북아 새 질서를 구축할 새 인재는 누구인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 산업을 견인할 사람은 누구인가. 새로운 정치문화,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창출할 사람은 누구인가.

4 19혁명, 6 10항쟁, 5 18광주민주화운동…. 역사의 고갯마루마다 파랑새가 되어 산화한 젊음의 넋이여! 과거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를 절규하며 페퍼포그의 포연 속으로 사라져간 혁명낭인(革命浪人)들이여! 마침내 ‘촛불혁명’을 통해 장엄하게 부활했다. ‘촛불혁명’을 계기로 새 역사의 고동(鼓動)은 울렸고, ‘새 문명’, ‘새 질서’는 그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야말로 젊음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는 그 얼마나 많은 밤을 한숨으로 지새웠는가. 그 숱한 가시밭길을 온 몸으로 헤치고 나왔던가. 때로는 죽음의 물결에 휩싸이고, 때로는 멸망의 물살에 휩쓸려 가슴이 쓰려 아우성치고 마음이 찢겨 울부짖기 그 몇 번이던가.

젊음이여! ‘촛불혁명’의 시대는 아직 여명이다. 새날을 약속하는 여명은 솟아나는 서광을 바라보며 어둠의 지난날을 회고 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움에 과감히 도전해야 진정한 ‘촛불혁명’의 시대, 남북통일의 ‘문(門)’이 열린다. 선거에 출마도 하고, 창업과 해외취업도 도전하고,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 개발에도 온 몸을 던져보라! 그래야 길이 열린다.

젊음의 차가운 이성, 뜨거운 정렬, 고동치는 맥박은 좌절의 늪에서 방황해온 우리 민족을 건져내어 세계로 웅비하게 할 수 있다. 그 충천하는 기개로 자존의 깃발을 올리고 그 빛나는 눈동자로 민족사의 어둠을 거둘

수 있다. 오만과 구태에 빠진 올드 보이들의 귀환을 무색하게 만들어라!

무엇보다 정당의 문을 두드려라! 판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패거리와 줄서기에 신물이 난다. 공정하지도 않고 비전도 없다. 정당이 젊어지지 않으면 적폐청산도 경제회생도 선진국 진입도 어렵다. 젊음의 신사고와 열정만이 정당에 활력을 주고 국회를 혁신할 수 있다. 그래야 ‘촛불혁명’이 완성된다. ‘젊은 정당’만이 조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그 문이 열리지 않으면, ‘공정한 젊은 정당’을 창당하라!

조한규 중소기업신문회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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