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40∼50대 남성 저소득 자영업자의 자살률이 급등하는 등 삶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서울대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는 지난 7일 서울대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가 개최한 정책워크숍에서 '일자리의 성격과 삶의 질: 중고령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자살'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 교수는 소득 하위 20%, 남성, 40∼50대 집단에서 자영업자의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살률)이 113명으로 같은 조건의 임금근로자 42명에 비해 3배 가량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DB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저소득층에서 자살률은 자영업자가 85명으로 임금근로자(36.5명)보다 높았고, 특히 남성·40∼50대 조건 집단에서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여성이나 60세 이상 등 조건에서보다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 간 자살률 차이가 컸다.

이 교수는 40∼50대 남성 자영업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은 동일한 소득 수준의 임금근로자보다 나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자영업자들은 노동시간이 훨씬 긴 경우가 많고 사업 불안정성도 크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주 60시간 이상 일하는 자영업자가 절반에 육박한다.

평균 소득과 근로시간만 보면 임금근로자가 203만원, 주 38.8시간, 자영업자가 281만원, 주 45.9시간이다.

특히 자영업자 자살률과 폐업률은 2000년대 초반에 상승한 뒤 다소 안정됐다가 2010년대 다시 상승했다.

이 교수는 "불평등과 분배, 삶의 질 개선 방법을 논의함에 있어서 중년과 고령 자영업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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