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실형받으면 집행유예 기대 어려워…오리온 혐의 강력 부인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또 다시 횡령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지난해 사드 사태 후폭풍을 딛고 올해 실적개선과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던 오리온그룹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오리온은 담 회장이 연수원 건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담 회장은 회삿돈을 끌어다 개인 별장 건축비로 쓴 혐의로 지난 10일 경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담 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약 200억원을 공사비로 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앞서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공사와 자금 지출에 관여한 이들을 불러 조사해 왔다.

담 회장은 경찰 조사에 앞서 대기하던 기자들의 질문에 해당 건물 용도는 "회사 연수원으로 건물을 사적으로 이용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오리온은 올해 인기상품 초코파이를 필두로 최근 누적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 대표스낵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꼬북칩, 태양의 맛 썬, 오!그래놀라 등 신제품이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되고 있었다. 오리온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9400억원, 영업이익은 133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식품사업부문 실적 대비 각각 15.6%와 120.4% 급증했다.

해외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특히 사드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법인은 신제품 효과와 일반 소매점 매출 확대로 영업이익이 190억원 적자에서 5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악재가 터지면서 오리온그룹 분위기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더욱이 과거 횡령 혐의에 대한 담 회장의 법적 처분이 모두 끝나면서 그룹 내부에서 그의 등기이사 복귀 등 활발한 오너경영에 대한 기대감을 커지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비리혐의 연루는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그는 2013년 4월 대법원에서 300억원대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아 풀려났다.

만약 또 다시 담 회장의 혐의가 유죄로 결론 날 경우 재판부가 집행유예 선처를 내리기도 쉽지 않다.

오리온은 의혹을 강력부인하고 있다. 오리온 측은 “해당 건물은 개인 별장으로 계획한 적이 전혀 없고 2011년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어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담 회장이 연수원 설계와 건축에도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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