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년 안에 70% 이상 이직...올해는 응모자 수도 대폭 줄어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시즌을 맞은 건설사들은 요즘 과거 어느 때보다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가장 큰 고민은 응모 인원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신입사원을 뽑아놔도 상당수가 연수원에 들어오지 않거나 입사 1년도 안돼 나가는 인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만을 고집하다가는 이직에 따른 위험부담이 커지고, 그렇다고 채용 기준점을 무작정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채용인원과 채용조건을 정하는데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 한 대형건설사는 70명을 뽑기로 하고 중간에 도망갈 인원까지 생각해 100명을 합격시켰지만 정작 연수원에는 50명만 들어왔다. 그나마도 1년 안에 반이 나가서 현재는 20여 명만이 남았다고 한다.

또 한 건설사는 지난해 50명을 뽑았는데 현재 10여명만 남아있어 올해 몇 명을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특히 기술직 중에서도 플랜트공사에 필요한 전기, 기계 등 분야의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이러한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중견·중소건설사들과 그룹에 속해있지 않은 대형건설사들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보통 신입사원을 뽑으면 연봉 포함해서 교육훈련과 부대비용을 계산해 한사람당 1년에 약 1억원이 든다고 한다. 신입사원이 입사 초기에 나가게 되면 그만큼 인력개발 투자비용이 낭비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한 대형건설사 채용담당자는 “작년보다도 올해 분위기가 너무 나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는데 올해는 지난 10월 초 응모 마감결과 20대 1도 안된다는 것이다. 지원자들도 전기, 기계, 화학 등 플랜트와 첨단 분야의 지원자는 급격하게 줄었고 채용인원이 극히 적은 사무직 지원 비율이 늘어 실제 뽑을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인사 담당자는 “요즘은 전기, 기계 등 플랜트 관련 전공자들은 물론, 토목이나 건축을 전공한 학생들도 건설회사 지원을 기피하고 건설 관련 공기업이나 업종과는 상관없는 분야로 까지 지원하는 분위기어서 건설사들이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동안 건설사들에 대해 환경오염의 주범 또는 담합 등 좋지 않은 이미지가 뿌리박힌 가운데, 근래 해외 건설시장 위축, 정부의 SOC예산 절감에 따른 토목·플랜트 시장이 축소돼 수익성도 낮아졌고, 주택시장 역시 앞으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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