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음료 폐점율 8.5%…철저한 사전 준비없이 창업하면 ‘낭패’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베이붐세대 은퇴 시기와 맞물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정작 가맹점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폐업율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부진이 여전한 상황에서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난립하고 가맹점들이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소속된 118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8만7540개 가맹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가맹점 폐점률은 6.0%,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3억5146만원에 달했다. 2년 전인 2015년에 비해 폐점률은 0.3%포인트가 상승했다. 명의를 변경한 가맹점(6784곳)까지 포함하면 수치는 훨씬 더 올라간다.

업종별로는 커피·음료 브랜드가 1000곳 이상 문을 닫으면서 폐점률이 8.5%에 달해 가장 높았으며 ▲ 자동차·치킨(각 7.5%) ▲ 외식모음(7.3%) ▲ 화장품(6.9%) ▲ 피자(6.4%) 등의 순이었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심각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매장 수가 2000개를 돌파했으며 스타벅스도 1000개 매장을 넘어섰다. 여기에 투썸플레이스(854개)와 파스쿠찌(441)·엔젤리너스(799)·탐앤탐스(429개)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의 총 매장 수도 6700여개에 달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명 브랜드 카페베네가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가 가까스로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브랜드별 폐점률은 잇츠한불의 '잇츠스킨'이 32.8%로 가장 높았다. 반면 앤하우스(0%), 도미노피자(0.3%), 피자알볼로(0.4%), 피자스쿨(0.9%), 불닭발땡초동대문엽기떡볶이(0.9%) 등 폐점률이 1%를 밑돌았다.

지난해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3억5146만원으로, 2년 전보다 5.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관련 가맹점 매출은 2015년 2억7989만 원에서 지난해 2억2416만 원으로 19.9%(5572만원)나 줄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가맹점간 경쟁 격화가 폐점률 상승과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창업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고통은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갈수록 점포수가 많아진다는 데서 기인한다”며 “한때 프랜차이즈 간판만 가지고도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는 힘들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가맹점들이 망하더라도 본사 입장에서는 신규 장비와 재료, 인테리어가 대거 투입되는 신규 점포를 오픈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큰 손해는 없고 오히려 이득인 경우가 많다”며 “베이비붐 세대 창업 열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가맹점 한곳이 늘어나는 것이 점포 한 곳을 키우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가맹점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데도 호실적을 기록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사례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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