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상반기 순익 32%↓, 하반기 실적전망도 암울
실적부진 우려에 인력감축 활발…구조조정 속도낼 수도

▲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규제 및 시중금리 상승 등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카드업계의 올해 실적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카드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잇단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카드대출 규제 등 영업환경 악화에 올 상반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데 이어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와 치열해지는 영업환경으로 수익내기가 녹록치 않게 돌아가면서 카드업계의 '구조조정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96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요인으로 카드업계 이익이 35% 가량 급증한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이들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익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864억원(32.3%) 줄었다. 2014년에는 순익이 2조2000억원 달했지만 2015년 2조원, 2016년 1조8000억원 등으로 매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연이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 영향이 크다. 지난 7월 말 소액결제 업종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해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가맹점 수수료율은 총 11번 하향 조정됐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산출 때 추가로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월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27.9%에서 24%로 낮아지면서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금리가 하향 조정된 상태다. 카드사들은 최고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올해 업계 전체 수익의 1% 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도 카드사 입장에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는 미미한 데 반해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 타격이 커질 수 있어서다. 주로 회사채 발행 등으로 영업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들은 시중금리가 높아질수록 차입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경기불황에 신규 카드모집 영업이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실적 감소분을 상쇄할 만한 새 수익원 찾기가 쉽지 않다. 비용절감을 위해선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여야 하지만, 부가서비스 등 혜택을 줄이면 고객 불만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섣불리 실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연말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신한·KB국민 등 대형사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고비용 영업채널인 카드모집인 감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전속 모집인 수는 총 1만736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66명 급감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임직원 수도 지난해 6월 말 1만1874명에서 올 6월 말 1만1649명으로 225명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카드사들이 당장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일정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비용절감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인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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