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광고·접대비 ‘펑펑’ 쓰며 신 회장 우호적 여론 형성에 앞장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신 회장이 출소하자마자 이뤄진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 인수도 주식 하락기에 이뤄지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지난 10일부로 롯데지주로 바뀌게 되면서 신 회장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롯데지주는 롯데물산이 가지고 있는 롯데케미칼 지분 31.27% 중에서 11.27%를, 호텔롯데가 가지고 있는 12.68% 중에서 11.97%를 각각 인수해 23.34%인 796만5201주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주당 27만9645원으로 계산해 총 2조2274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10일 거래소 종가는 27만1500원이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2일 52주 최고가인 47만5000원을 기록 한 후 지난 10일에는 최저가 수준인 27만1500원을 기록해 43% 하락한 상태였다. 결국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확보하는 시점인 10일 전후의 주가가 최저가 수준이어서 인수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들게 됐다.

이 기간 동안 화학 관련주들이 대부분 하락한 것은 맞지만 특히 롯데케미칼의 주가하락이 두드러졌다. 증권사 한 전문가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내의 소비가 둔화됐고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화학주들의 가격이 떨어졌지만 롯데케미칼의 하락폭은 지나친 면이 있다”면서 “특히 경쟁관계인 LG화학이 배터리 등 완충아이템이 있지만 같은 기간 18% 정도 떨어진데 반해 롯데케미칼 주가는 약 2.5배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신 회장이 롯데지주를 통해 롯데그룹의 핵심 제조 기업인 롯데케미칼을 가장 싼 가격에 인수하는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신 회장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 활동도 열심히 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구속됐던 올 초부터 롯데케미칼의 광고선전비 지출이 대폭 늘어났다. 올 상반기만 봐도 광고선전비는 188억436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억2601만원에 비해 188.7% 늘어났다. 접대비 역시 18억421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늘었다. 같은 기간 회사 전체의 판매관리비를 8.1% 줄인 것과 대비된다.

지배구조 완성을 위해 앞으로 남은 큰 과제는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한 지분확보다. 그러나 이 경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롯데지주는 이번 롯데케미칼 인수자금인 2조3000억원을 시중은행에서 조달했다. 이로 인해 롯데지주는 차입금이 7055억원에서 3조555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금융권에서 무작정 돈을 빌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과연 신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동원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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