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증권업종지수 연초대비 330포인트 빠져
증시부진·금리인상 등으로 주가 하락압력 높아져
"4분기에도 바닥다지기 지속…긴호흡으로 봐야"

▲ 대내외 악재에 짓눌린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뚜렷한 실적개선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증권주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주식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증권주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지난해 증시 활황의 호재를 등에 업은 증권주는 주가 고공행진에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올해 들어선 미국의 금리인상 릴레이와 증시 부진에 주가가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 짓눌린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뚜렷한 실적개선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증권주도 당분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현재 코스피의 증권업종지수는 전일보다 10.17포인트(0.65%) 오른 1570.2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0.1%대 약보합으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오름세로 돌아서며 157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증권주 가운데 미래에셋대우(▼30), 현대차증권(▼90), 키움증권(▼100), 부국증권(▼100), 골든브릿지증권(▼55) 등이 하락세인 반면 삼성증권(▲100), SK증권(▲45), 한화투자증권(▲70), 메리츠종금증권(▲60), 대신증권(▲100) 등은 오르고 있다.  

증권주는 올해 내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 1월26일 종가기준 2402.93까지 올랐던 증권업종지수는 연중 하락세를 이어가다 이달 들어 가파른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달 1일 종가 1897.96이었던 지수는 전날 1560.09로 마감하며 한달새 337포인트 가량이 빠졌다. 

특히 증권업종지수를 이끄는 대형 증권주들의 부진이 뚜렷하다. 미래에셋대우의 전날 종가는 6410원으로 연초(9033원) 대비 29.04%(2623원) 떨어졌고, 삼성증권도 연초 3만6700만원에서 전날 2만6350원으로 28.20%(1만350원) 하락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도 각각  15.00%(2100원), 12.03%(8300원) 가량 주가가 빠졌다.

증권주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부진한 증시 거래대금이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심화 우려 및 정책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거래대금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전날 거래대금은 총 7조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1월31일(10조8426억원)에 비해 3조원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22일에는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이 3조9104억원에 그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올해 초 일일 거래대금이 평균 7조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7월 들어 4조원대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선 2~3조원대로 대폭 줄었다.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가 주식 중개로 얻는 수수료인 위탁매매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실적하락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시장금리가 강한 반등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 채권값이 하락하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평가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가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주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업종의 경우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급등세를 보였던 증권주는 주식시장 폭락과 거래대금 급감 등으로 6·7월에 20~40% 가량 급락하면서 매우 부진했다"며 "시장지표 회복이 지연되고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우려 등이 상존하는 만큼 4분기 이후에도 바닥다지기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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