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치 높지 않고 부채도 많아 ‘빚잔치’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 적어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최근 대우건설이 비업무용자산 매각을 통해 약 29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매각주관사 선정까지 마쳤다. 하지만 자산별 시장가치가 높지 않고 부채도 많아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비업무용자산 중 일부를 매각하기로 하고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냈다. 

매각대상 자산은 인천 송도에 있는 대우송도호텔, 사이판 라오라오골프리조트, 춘천 파가니카CC 등 3건이다. 대우건설은 매각을 위해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원매자 탐색에 들어갔다.

현재 장부가 기준으로 매각희망가는 대우송도호텔이 1200억원, 라오라오골프리조트가 500억원, 파가니카CC가 1200억원으로 총 29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가 높지 않고 각 자산별 부채가 많아 정작 대우건설이 손에 쥐는 돈은 수백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대우송도호텔은 올 상반기에도 28억원의 영업적자를 봤을 뿐 아니라 부채가 1429억원에 달해 제값을 받고 매각해도 오히려 부채상환에도 모자랄 판이다. 라오라오골프리조트 역시 올 상반기 8억원의 영업적자에 부채가 252억원이나 돼 매각희망가 500억원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2012년 준공한 춘천 파가니카CC는 대우건설이 공사비 900억원을 받지 못해 2016년 인수한 골프장이다. 그동안 공사비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모두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골프장들의 시세를 볼 때 희망가인 1200억원보다 턱없이 낮을 것이라는 평가다.

대우건설이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면서도 매각을 강행하는 이유는 바로 연초에 정한 회사의 성과지표를 달성해야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회사는 연 초 매각이 무산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비업무용자산 중 이익이 나지 않는 자산에 대해 매각하기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매각이 진행될 경우 빚잔치를 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몇 푼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자산을 굳이 매각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몸집을 가볍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질의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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