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 전문경영인이 ‘총대’ 비판속 박 사장에겐 기회로
경영성과 뚜렷하지 않아 성공으로 경영자 이미지 강화 노린 듯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오는 23일 아시아나IDT의 상장이 임박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 능력 검증대에 올랐다. 아시아나IDT 상장은 유동성난에 시달리고 있는 그룹은 물론 초고속승진에도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박 사장에게도 그동안 부정적인 분위기를 대반전 시킬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분야 서비스를 전담한다. 지난해 매출은 2649억원이고 영업이익은 219억원이다. 매출의 62% 가량이 그룹 내에서 발생하고 있어 안정적이라는 평가지만 높은 내부비중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위험도 존재한다.

아시아나IDT의 희망 공모가는 1만9300∼2만4100원이다. 오는 7∼8일에 기관 대상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14∼15일에 개인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100억∼27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번 상장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 주식 220만주를 424억6000만원에 처분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올 4분기에 약 3000억원대의 차입금을 막아야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상장, ABS 발행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승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최근 전격적으로 아시아나IDT의 지휘봉을 잡게되면서 이번 상장이 박 사장 중심의 3세 승계 ‘기업세습’ 작업의 본격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시 데뷔가 임박한 상황에서 등판해 성공적인 상장을 이끈 경영자 면모를 과시하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돼온 경영 능력 부재라는 시장의 우려를 한방에 씻어낸다는 시나리오 아니냐는 것이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박 사장에게는 경영 능력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박 사장은 2005년 미국 유학 이후 부장 재입사 뒤 2006년 이사, 2008년 상무, 2011년 전무, 2016년 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내세울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한 경영성과는 뚜렷하지 않았고 금수저 논란만 잊을만하면 재현됐다.

그러던중 박 사장은 지난 9월 아시아나IDT 사장에 전격 선임됐다. 올해 수많은 승객들의 불편을 초래한 ‘기내식 대란’ 이후 한창수 전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그가 그 빈자리를 채움과 동시에 증시 상장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이끌게 된 셈이다.

‘기내식 대란’을 계기로 박 회장의 ‘기쁨조’ 논란 등 내부의 갑질 고발이 쏟아지고 오너일가의 경영 퇴진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박 사장에게는 결론적으로 오히려 기회가 된 모습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인지 박 사장은 지난 5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나IDT의 성공적인 상장이 박 회장에서 박 사장으로 이어지는 기업 대물림에 대한 우호 여론 조성으로 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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