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등 주요 은행주 연초대비 30% 하락
대출규제·금리인하 압박, 증시부진에 약세장 지속
"저평가 매력은 충분…신중·선별적인 접근 필요"

▲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다 금리인하 압박, 내수침체 장기화, 부진한 증시 여파 등 대내외 악재에 짓눌리며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은행주가 언제쯤 상승랠리에 재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사진은 한 증권사 객장에서 전광판을 보는 투자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대표적인 내수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 경신 행진에 파죽지세로 오르던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올들어 각종 대출규제 강화에다 금리인하 압박, 내수침체 장기화, 부진한 증시 여파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내내 대내외 악재에 짓눌리며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였던 은행주가 언제쯤 상승랠리에 재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은행업종 대장주인 KB금융(-1.99%)과 하나금융지주(-0.65%), 우리은행(-0.31%), JB금융지주(-0.17%), 기업은행(-0.33%), 제주은행(-2.02%) 등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기록 중이며, 신한지주만 0.12% 가량 오르고 있다.  

올들어 은행업종 지수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 1월12일 종가기준으로 347.82까지 올랐던 지수는 전날 319.90로 마감하며 10개월여 만에 8.73%(27.92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KB금융 주가는 1월12일 장중 6만92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31일 4만7400원(종가)까지 내렸다. 이달에도 약세를 이어간 주가는 전날 4만7700원으로 마감하며 연초대비 31.07%(2만1500원) 가량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주가가 1월12일 5만5200원(종가)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며 지난달 31일 3만8300원까지 떨어졌고, 이달 들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종가(38,300원) 기준으로 연초대비 30.62%(1만6900원) 하락했다. 

신한지주와 우리은행 주가도 1월 종가기준 최고가 대비 각각 18.57%(9900원), 6.69%(1150원) 떨어졌다. 신한지주는 1월15일 종가 기준으로 5만3300원을 찍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8월16일 4만26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 4만3400원에 장을 마쳤다.

우리은행 주가는 1월23일 종가 최고점인 1만7200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지난달 31일 1만5750원까지 빠졌고, 이달 들어 오름세로 전환해 전날 1만6050원(종가)을 기록했다.

올들어 은행주가 맥을 못 추는 것은 대출규제 강화, 국내증시 부진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체적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가계대출 억제가 본격화하고 대출금리 인하 압박 등 규제 분위기가 지속된 데다 고환율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는 점도 은행주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다만, 은행주에 대한 증권가의 장기적인 전망은 대체로 밝은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규제와 은행간 경쟁 심화 등으로 대출성장 모멘텀이 점차 둔화되고 있지만, 내년에도 은행권의 안정적인 이익 달성이 가능한 만큼 은행주의 저평가 매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NIM(순이자마진) 축소와 대출 둔화, 비이자이익 감소 등으로 내년 은행 이익은 올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내년에도 대출잔고가 늘고 연체율과 대손비용 상승도 크지 않아 ROE(자기자본이익률) 9% 수준의 높은 이익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 주가는 이러한 이익 체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증시가 반등하면 이러한 저평가 매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주 투자에 신중하고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고공행진을 펼치던 은행주는 올 1월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코스피와 함께 조정 국면에 진입했고, 현재는 11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좁은 폭의 등락을 반복 중"이라며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위해선 매크로(거시경제)와 금리를 제외한 비은행 확대를 통해 ROE를 높이고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는 등 자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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