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임직원 1년새 1042명 감소…점포 223개 사라져
희망퇴직·비대면거래 확대 여파로 몸집줄이기 속도
시중은행 신규채용 확대에 희망퇴직 규모 커질수도

▲ 올해에도 임금피크제에 따른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 등 은행권의 몸집줄이기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대규모 인력감축의 칼바람이 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은행권에 감원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경신 행진에도 4대 시중은행의 임직원은 1년 새 1700명 가량이 회사를 떠났고, 지방은행들도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금피크제에 따른 희망퇴직이 정례화 수순을 밟고 있는 데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올 연말에도 은행권의 인력감축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19개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11만360명으로 2017년 6월 말(11만1402명)에 비해 1042명(0.94%) 줄었다. 2년 전(11만4191명)과 비교하면 3831명(3.35%)이 회사를 떠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말 1만7048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올 6월 말 1만6864명으로 184명 줄었고, 우리은행의 임직원 수는 1만4688명에서 1만4055명으로 633명 감소했다. KEB하나은행은 357명(1만3735명→1만3378명), 신한은행은 532명(1만3868명→1만3336명)이 퇴직하는 등 4대 은행에서만 1년 새 1706명이 짐을 쌌다.

주요 지방은행의 인력감축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행의 올 6월 말 임직원 수는 3077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8명 줄었다. 전북은행은 1059명에서 1019명으로 40명 가량 감소했고, 광주은행(1500명)도 1년새 4명 줄었다. 반면  대구은행(3101명)과 경남은행(2413명), 제주은행(439명)은 각각 15명, 9명, 8명 늘었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감축 뿐 아니라 점포 통폐합에도 속도를 내는 등 몸집 줄이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대신 돈 안 되는 점포를 없애고,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줄이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총 6960개로 1년 전에(7183개)과 비교해 223개 줄었다.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도 지난해 6월 말 5만74개에서 올 6월 말 4만3831개로 1년새 6243개가 사라졌다.

은행권의 인력 감축의 키워드는 희망퇴직이다. 은행들은 고질적인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26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채용비리 여파로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하반기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채용 규모는 총 220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상·하반기 채용 인원이 1825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00명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희망퇴직 규모를 늘려 생긴 공석을 청년 채용에 적극 활용할 것을 독려해온 만큼 올 연말 퇴직자 규모도 이에 못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비대면채널 강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희망퇴직 대상자인 중장년층에 대한 인력감축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권의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3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연말연초 퇴직자 규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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