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비은행권 숙박·음식점업 대출 15.5조원, 1년새 21.2%↑
경기부진에 대출금리 오름세…자영업자대출 질적악화 우려

▲ 영세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숙박·음식점업의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 규모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숙박·음식점업 대출 규모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경기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영세자영업자들이 집중된 숙박·음식점 업주들의 대출상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어 자영업자대출의 질적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15조5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2% 증가한 수준이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은 수출입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을 뜻한다. 예금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많아 대출금리도 높다.
 
숙박·음식점업의 비은행 대출은 2014년 3분기부터 매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6년 4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는 30%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말 현재 숙박·음식점업의 비은행 대출 잔액은 3년 전인 2015년 2분기(7조9705억원)의 2배로 확대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분기(5조3596억원)와 비교하면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숙박·음식점업 비은행 대출 증가 속도는 은행권보다도 빠른 상황이다. 올해 2분기 말 은행권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37조5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6.0% 늘었다. 은행 대출 증가율은 2014년 3분기∼2016년 1분기 두 자릿수를 달리다가 이후 내리 한 자릿수로 축소했다.

비은행권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자영업계의 과당 경쟁과 내수 부진이 얽힌 결과로 풀이된다. 숙박·음식점업은 진입 문턱이 낮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장년들도 숙박·음식점 창업에 나서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5년 13.4%로 5년 전보다 9%포인트 쪼그라들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의 창업 후 3년 생존율은 2015년 기준으로 30.2%에 그친다. 전체 산업 평균(39.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외 정책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여 숙박·음식점 업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자영업 폐업률을 모형화해 추정한 결과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를 경우 폐업위험도는 7∼10.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음식·숙박업의 폐업위험도가 10.6%에 달했는데, 영세자영업자들이 집중된 치킨집과 소규모 식당 등이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시중은행은 물론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의 급격한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가계빚의 질적구조 악화를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세심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