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국내 SOC 발주 물량 줄어 조직 축소 불가피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지난 21일 단행된 대우건설 임원 승진·본부장 보임인사에서 플래트·토목 부문 임원이 대거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사업과 국내 SOC(사회간접자본) 발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신규·기존임원 승진자수 역시 대폭 늘었다. 신규임원은 지난해 10명에서 21명으로, 상무보에서 상무 승진자는 6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대우건설은 임원승진 인사발표와 함께 각 본부별로 퇴출임원 통보를 완료했다. 대상자는 현직 본부장 3명을 포함, 40여명으로 알려지면서 임원수는 120명 이하로 줄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년 동안 기업가치제고 방안으로 매킨지컨설팅을 통해 조직을 진단해왔다. 매킨지컨설팅은 매출 10조원 기준으로 대우건설 필요 임원 수는 120명이 적정하다며 50여명을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결국 매킨지컨설팅의 보고서대로 임원 수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퇴출 임원은 주로 플랜트와 토목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트사업본부는 본부장을 포함 32명의 임원 중 절반인 16명이, 토목사업본부는 8명이 짐을 싼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플랜트 비중이 큰 해외사업물량이 대폭 줄었고, 국내 SOC 발주 물량도 줄어들어 조직 축소가 불가피한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초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모로코 사피발전소의 부실을 이유로 인수포기를 선언해, 플랜트사업본부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고됐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대우건설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재무관리 강화를 위해 내부회계관리팀을 만들어 회계투명성을 강화했고, 기업가치제고를 위해 기업가치제고실을 본부단위로 승격함과 동시에 리스크관리본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흡수시켰다. 조직 효율성 개선을 위해서 각 본부에 흩어져있는 국내공공영업 기능과 해외 수주영업기능을 전략기획본부로 일원화했다. 특히 해외수주영업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마케팅실과 해외마케팅실을 만들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6월 취임한 김형 사장의 인사·조직개편 방향이 드러났다”면서 “일단 수년간 임원인사에 인색했던 대우건설에 승진 물고가 트였고, 조직은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의 경우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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