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중기회장 2명 회장 선거에 또 출마…노조, 민주당 전문위원 ‘부회장 낙하산’ 강력 반발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중소기업중앙회에 잡음이 일고 있다.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부정선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성택 회장 사태의 ‘2탄’이 우려되는 데다 낙하산 논란까지 불거졌다. 중소기업을 대변한다는 애초 설립 목적과 점점 동떨어져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선거관리 업무에 들어갔다. 내년 1월18일 선거 공고가 나면 2월7∼8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9일 후보자 자격심사 기호가 결정된다. 이후 27일까지 선거 운동을 할 수 있고, 28일 선거를 한다.

현재 중기중앙회장에 출마한 후보는 7명으로 난립된 상태다.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과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도 뛰고 있고, 곽기영 보국전기공업 대표,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60만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1962년 설립된 민간 경제단체지만 회장의 의전 수준은 부총리급이다. 회장 역임 후 정치권에 진출한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역대 회장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의혹이 잇따랐고 일부는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실제 박성택 회장의 경우 선거 관련 비리 혐의로 기소돼 법인카드로 향응, 식사를 제공한 업무상 배임 혐의는 유죄, 금품수수 혐의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회장직을 서로하겠다는 열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낙하산 의혹까지 불거졌다. 현재 공석인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자리에는 서승원 더불어민주당 수석 전문위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기획관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정책 이해도와 전문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노조는 ‘정치적 중립 훼손’과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서 전문의 부회장 선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서 위원에 대한 취업승인 불허도 요청했다. 향후 그의 공식 임명 뒤에도 노조와의 갈등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기중앙회가 낙하산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중기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은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의 인사 청탁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 상임감사에 선임됐던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중기중앙회 안팎에 뒤숭숭하면서 중기 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변하고 지원하라고 만든 단체인데 회장하려는 사람들의 자리욕심에 실업자 구제를 위한 낙하산 논란으로 점철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정작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대기업 갑질 등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사안에서 중앙회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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