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법인분리하자 노측 모델변경 행사장서 집회
美GM 고강도 구조조정안 발표…한국 포함 촉각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한국지엠의 법인 분리 강행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측은 ‘먹튀 수순’이라는 노조의 강력 반발에도 법인 분리를 강행하고, 노조는 회사의 주력 세단 변경 모델을 공개하는 행사장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혈세 수혈’로 금방이라도 되살아날 것 같았던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26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한국GM 법인분리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국GM이 쉐보레 주력 세단 말리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말리부'의 미디어 대상 공개행사를 진행하는 곳이었다.

이날 노조 간부 등은 행사장 입구에서 '법인분리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사측을 규탄했다. 사측이 회사 내부 문제를 정리도 못 한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한 데 대한 반발로 노조가 결의대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매출신장을 통한 경영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꼭 신차 공개 장소에서까지 이같은 결의대회를 연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과 함께 직원 생존권이라는 절박함에서 불가피했다는 옹호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노조는 GM의 ‘먹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측이 결정한 연구개발 법인 분리가 사실상 한국 시장 철수와 고강도 구조조정의 수순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우라고 일축하고 있다. 연구개발 법인 분리는 디자인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GM이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GM은 비용 절감을 통해 자율주행차 투자를 강화한다며 공장 7곳의 가동 중단과 1만명대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다. GM은 미국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등 북미지역 5곳과 함께 어디인지 밝히지 않은 해외 공장 2곳을 내년 말까지 정리하기로 했다.

현재 해외 공장이 어디가 될 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이 포함되거나 포함되지 않더라도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노조의 우려가 기우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2대주주 산은의 적극적인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GM 회생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만큼 산은이 GM측의 경영방침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견제할 게 있으면 견제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최근 분리안이 결정된 한국GM의 주주총회장에도 들어가지도 못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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