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건의안 통과에도 김흥빈 이사장 사퇴 거부…경영난 소상공인들은 ‘죽을 맛’

▲소상공인진흥공단 홈페이지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올해 국감에서 10조원대 혈세 투입에도 소상공인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번엔 이사장의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핵심 업무마저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들이 내수침체에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상공인 지원에 일분일초를 아끼지 말아야할 소진공이 내부 문제로 제자리에 멈춰선 셈이다.

소진공 이사진은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김흥빈 이사장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김 이사장이 다음달 3일까지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으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사장에 대한 최종 해임 결정은 대통령이 내린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자진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김 이사장은 오는 2020년 1월1일까지 1년여의 임기가 남아 있다. 취임기간 김 이사장은 잦은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해 2월 계약 기간이 1년여 남은 관사의 이전 검토를 지시하고, 이에 반대하는 임직원을 보복 인사 조치했다는 의혹으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문제는 그가 출근은 하고 있지만 대부분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내려놓으면서 조직 정비 등 내부 업무는 물론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핵심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소진공이 소상공인 지원에 막대한 혈세를 사용하고도 실제 효과는 거의 없었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이번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소진공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소진공은 올해 국감에서 도마에 올랐다. 최근 국감에서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올해까지 소상공인에 집행된 예산은 9조8552억원으로 집계됐다. 소진공 지원에선 통상 상반기에 예산이 투입되면 하반기에 집행 효과가 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국 17개 시·도 상가업소 폐업률은 작년 하반기 평균 2.5%로 상반기보다 1.9%포인트 높아져 경영 여건이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적절한 혈세 사용으로도 비판받았다. 소진공은 2016년말 일반운영비 예산소진을 위해 자산취득비 성격의 집기 6000여만원어치를 일반운영비로 구입하다 적발됐다. 아울러 퇴임을 앞둔 모 이사장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하고 핵심 보직으로 이동했다가 징계를 받거나 여직원을 성추행한 간부가 승진되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감독기관인 중기부는 이번 사태는 물론 소진공 전반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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