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난 일부 해소에도 새 회계기준 적용하면 부채비율 치솟아
실적개선이나 자금 수혈로 차입금 대폭 줄여야 주가 움직일 듯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최근 자회사 아시아나IDT 상장 기대감으로 상승곡선을 탔던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주춤거리고 있다. 구주 매출과 자산매각 등 잇따른 자금 수혈에도 ‘액면가 이하 주가’라는 타이틀을 떼지 못한 셈이다. 여전한 유동성난에 내년 새 회계기준(IFRS16) 적용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6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일대비 65원(-1.47%) 하락한 435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아시아나IDT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11월 3400원대에서 지속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상장과 자금 조달이 완료된 뒤에도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항공·운수 IT서비스 전문기업인 아시아나IDT는 지난달 23일 코스피에 신규 상장됐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상장에 따른 구주 매출로 231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이에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월말 기준 상장 구주매출과 4170억원 규모의 장기차입금(자산유동화 증권) 조달 등을 통해 올해 만기 도래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재원을 모두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일 ‘재무 개선 현황’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내년도 차입금 만기도래 금액 또한 크지 않고 기한 연장과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충분히 상환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심각한 유동성난으로 산업은행과 지난 4월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 2조1000억원 중 1조8000억원을 그룹 사옥매각, CJ대한통운 주식매각, 전환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상환한 바 있으며 에어부산의 상장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11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은 3조3510억원으로서 2017년말 4조570억원 대비 7060억원이 줄고, 현금 보유액의 경우 11월말 현재 3000억원으로 2017년 말 991억원 대비 2000억원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동성 문제가 대폭 개선이 됐음에도 증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셈이다. 이에대해 올해 만기인 차입금 상환 여력을 확보했을 뿐 차입금 문제가 여전한데다, 내년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부채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도 채우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에 자산 매각과 자회사 상장 외에 올 2분기 영구채 발행으로 2200억원을, 올 3분기 유상증자로 15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사실상 빚으로 빚을 돌려막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외화채 발행은 무산됐고 유상증자 역시 액면가(5000원) 이하의 주가 수준에서는 추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새 회계기준 적용 문제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기준 623%(별도 기준)이지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1000%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기준하에서는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항공기 84대 가운데 51대(61%)가 운용리스다.

증권가의 한 전문가는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더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기 위해서는 차입금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적이 대폭 개선돼 이익이 급증하거나 ‘빚’이 아닌 자금 수혈로 차입금을 대폭 줄여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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