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신용대출 평균금리 1년새 0.01%~0.44%p↑
마이너스대출 금리도 상승세…기준금리 오른 탓
중기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 이자부담 커질 듯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신용·마이너스대출 금리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 오름세가 가파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신용·마이너스대출 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용대출이 담보대출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데다 대부분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2일 전국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 비교공시를 보면 지난달 기준(직전 3개월간 취급된 대출금리 평균치) 19개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년 전과 비교해 0.01%~0.44%포인트 가량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의 경우 KEB하나은행(4.76%→5.06%), 신한은행(4.29%→4.55%), 우리은행(4.99%→5.09%), SC제일은행(3.27%→3.71%), 씨티은행(3.64%→4.38%), 농협은행(5.34%→5.70%), 기업은행(6.01%→6.02%), 수협은행(5.38%→5.65%) 등의 평균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5.60%→5.17%)은 금리가 내렸다.

지방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대부분 올랐다. 부산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지난해 11월 5.15%에서 올 11월 5.29%로 0.14%포인트 상승했고 대구은행(5.08%→5.14%), 광주은행(5.45%→5.52%), 제주은행(4.89%→5.13%) 등도 올랐다. 반면 경남은행(5.40%→4.94%), 전북은행(6.47%→6.42%) 등은 소폭 하락했다.

이처럼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기준금리가 크게 오른 탓이다. 국민은행(1.51%→1.82%), 하나은행(1.49%→1.76%), 신한은행(1.46%→1.76%), 우리은행(1.40%→1.73%), SC제일은행(1.39%→1.72%), 씨티은행(1.53%→1.81%) 등 주요 시중은행의 기준금리가 1% 후반대로 올라섰고 경남은행(1.53%→1.90%), 부산은행(1.79%→2.15%), 대구은행(1.52%→1.87%), 광주은행(1.67%→1.94%) 등 지방은행의 기준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가산금리는 차주의 신용등급이나 마진 등이 반영돼 결정되는 반면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의 변동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 연준이 올해 세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한은도 지난달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금리도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수협은행(6.09%→7.57%), 전북은행(7.25%→7.36%), 기업은행(6.23%→6.40%), 광주은행(5.75%→5.92%), 대구은행(5.66%→5.64%), 부산은행(5.75%→5.55%), 경남은행(5.27%→5.42%), 국민은행(5.65%→5.40%), 제주은행(4.89%→5.20%), 하나은행(5.02%→5.18%), 우리은행(4.87%→5.10%) 등의 순으로 평균금리가 높았다.

신용대출은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로 주로 취급되는데,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금리를 적용받는 고정금리형 대출과 달리 변동금리형 대출은 시중금리의 변동성이 즉각 반영되는 만큼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은행권보다 금리가 비싼 제2금융권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를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40조5923억원으로 전월대비 2.3%(3조1643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내년에도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며 "자금조달 창구로 금융기관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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