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수사 본격화…삼성물산도 압색 대상에 포함, 승계 의혹 풀리나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최근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면서 급등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검찰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는 소식에 급락세다.

14일 1시 30분 삼성바이오 주가는 전일 대비 17,000원(-4.15%) 하락한 39만3000원에서 거래중이다. 주가는 주식 거래가 재개된 지난 11일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불과 4일만에 하락전환해 40만원대 마저 이탈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과 안진 등 회계법인 4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수사는 증권선물위원회의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증선위는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애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을 고의적인 회계조작으로 결론짓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2011년 설립된 뒤 매년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애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꾸면서 2015년 말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가 4조5000억원 가량 부풀려졌다는 것이 증선위의 판단이다.

증선위 결정이후 삼성바이오는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기업의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기사회생했다. 증선위의 판단과 거래소의 결정을 합치면 ‘분식회계는 했는데 상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풀이가 돼 논란이 일었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큰 고비를 넘게됐다.

하지만 이번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은 또다시 위기에 몰리게 됐다. 현재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본사 회계 관련 사무실 등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관련 문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삼성물산이 포함되면서 검찰이 분식회계 여부를 살펴 보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 지배력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가가 오너일가의 문제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급등에 대한 차익매물 욕구도 높아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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