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촉매 흡착 기능 없는데도 흡착으로 미세먼저 줄었다고 발표
차량 통행 많은 도로에선 광촉매 부착성 낮아 공기 정화 못해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서울시의 광촉매 도로 시험결과 발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측정방법의 오류 등으로 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 강남대로 양재역 근처 250m 도로에 뿌린 광촉매가 그동안 차량배기가스의 주성분이면서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비교대상 도로에 비해 1.5배 이상 줄여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즉 서울시는 해당 도로에 뿌린 광촉매가 빛을 받아들여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빨아들이는 공기정화 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광촉매를 뿌린 도로 표면이 뿌리지 않은 도로에 비해 질소산화물 농도가 1.5배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공기 중의 질소산화물을 광촉매가 흡착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광촉매 전문가는 “이는 광촉매의 성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다”라고 반박했다. 광촉매는 질소산화물 등 유기물질을 무해한 성분으로 분해해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내고 자신은 본래의 성질로 다시 돌아가는 성격만 있지 흡착의 기능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가 시험포장한 도로에 질소산화물이 1.5배 더 많이 검출됐다는 것은 광촉매가 공기 중의 유해성분을 흡착한 것이 아니라 해당 도로의 다공체 구조에 질소산화물이 포집됐거나 오히려 광촉매와 아스팔트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유해성분을 더 배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상 3m 높이에서 질소산화물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한 내용 역시 문제다. 이번에 시험 적용한 광촉매인 이산화티탄(TiO₂)이 효과가 나타났다면, 25㎡의 면적에 적용할 경우 15년생 은행나무의 공기정화효과와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광촉매에 문제가 있거나 적용방법이 틀렸다는 방증이다.
서울시에서 인정한 문제점은 재료의 부착성 실패인데, 자동차 1만대 통행 시 재료의 소실률이 28%였다는 것이다. 양재역 근처 강남대로의 경우 2017년 말 기준 하루 자동차 통행량은 20여만대에 달해 이 통계대로라면 광촉매는 하루 만에 모두 소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산하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는 지난 9월 미세먼지 대책으로 광촉매아파트를 적용하겠다고 송파구 거여6단지와 노원구 상계마을 아파트 외벽에도 광촉매를 시험 시공해 효과를 측정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도로와는 달리 사람이 직접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절실히 요구된다.